尹, 대선후보 봉사활동 불참 후 권성동 1인 시위 격려… '신경전' 본격화
국민의힘 대권주자와 지도부 간 저마다의 신경전이 본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도권 확보를 위한 물밑 각축전도 이어진다.
먼저 이준석 대표는 4일 신임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조직 동원성 또 줄 세우기성 선거가 진행될 수 있다"며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지만, 구설이 오를 정도의 상황이 발생하면 후보가 최종 선출되도 앙금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주의를 달라"고 당부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정용기·주광덕 전 미래통합당 의원, 이철규·윤한홍 의원 등 전·현직 고위공직자를 고문·특보 등으로 인선한다고 발표했다. 전날은 장제원 의원을 종합상황실장으로, 이용 의원을 수행실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자 친이명박·친박근혜 계파였던 보수권 전·현직 거물도 새 판에서 재결집하는 모양새다. 실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에도 김영우 전 의원을 비롯해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김대기 전 청와대 경제수석,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이 합류했고, 조태용 의원도 지원에 들어갔다.
대선 경선 주도권 쟁탈전은 특히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이날 이 대표와 경선준비위원장을 맡은 서병수 의원이 주축이 된 대선후보 봉사활동 행사에 거물주자 네 명은 참석하지 않았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대권 출마선언 일정을 감안해 배우자가 행사에 대신 참석했고,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지방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전날 '개인일정 없음' 공지 후 행사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도 이날 권성동 의원은 만났다. 윤 전 총장을 지원하고 있는 권 의원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 대표의 경우 지난달 30일 윤 전 총장 긴급 입당에 대해 불쾌감을 피력한 후 지난 2일에는 "정치권이 한 번도 겪지 못한 행사를 준비할 것"이라며 대선후보검증단장으로 김진태 전 의원을 물망에 올렸다. 이 대표는 당시 "어느 후보도 강화된 검증과 확대된 토론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고, 전날에는 "당내 검찰 등 수사 경력을 가진 분이 대부분 특정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하는 동시에 강력한 검증 시험대 설계를 예고했다.
강경보수로 꼽히는 김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 내정됐을 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처가 관련 의혹과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관련 의혹 등을 꺼내며 맹공을 퍼부었다. 정치권과 언론계에선 김 전 의원을 '윤석열 저격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을 대선후보검증단장으로 검토한단 소식에 일각에선 윤 전 총장 견제용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야권 대선주자가 넘치지만, 후보 자질을 두고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건 특히 윤 전 총장이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경우에는 한 차례 대선에 도전하면서 도덕성 면으로는 검증을 받은 바 있고, 최 전 원장은 정치적 중립 훼손 문제 외 별다른 약점을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