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파업 위기'에 중기 선적 공간 확대 '뜬금포'
'HMM 파업 위기'에 중기 선적 공간 확대 '뜬금포'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8.04 1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MM 노사 임금협상 결렬 날, 중기부 1050TEU로 확대 발표 '의미 무색'
8월부터 중소전용 확대선박 운행 계획…HMM 11일 교섭 불발시 '공염불'

국적선사 HMM이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을 대폭 확대키로 했지만 파업 위기에 놓이면서 의미가 무색해졌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수출 물류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당장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 확대가 효과를 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상황임에도 4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HMM과 협업을 통해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을 회차당 450TEU에서 1050TEU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TEU(Twenty-foot Equivalent Unit)란,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을 나타내는 단위다. 즉 중소기업 전용 컨테이너 30대분이 추가로 확보된 것이다.

중기부 계획은 우선 ‘HMM 협업 중소기업 해상운송 지원사업’을 통해 제공되는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을 450TEU에서 700TEU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미주 서안향 선박 내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은 8월28일부터 회차당 350TEU에서 600TEU로 확대되며 미주 동안향 선적 공간 50TEU, 구주향 선적 공간 50TEU도 지속 지원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중소기업에 제공되는 선적 공간 350TEU가 추가 지원된다.

한국발 미주 및 유럽 수출물량이 있는 중소화주는 당장 8월5일부터 고비즈코리아에서 화물을 접수할 수 있게 한다는 게 중기부 계획이다. 중기부의 중소기업 해상운송 지원은 고비즈코리아를 통해 온라인을 신청한 후 선적물량을 확정하고 8월부터 바로 선박을 운항하는 절차다.

하지만 이를 실행해야 할 HMM은 임금협상 불발로 사실상 선박 운항이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HMM은 현재 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사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파업까지 생각한 초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실제 지난 3일 열린 제3차 임금·단체협약 교섭도 결렬됐다. 노사 양측이 제시한 임금 인상률은 각각 25%와 5.5%로 격차가 큰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해 98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고 올해도 1조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한 만큼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HMM 노사는 오는 11일 4차 교섭을 진행한다. 4차 교섭마저 결렬될 경우 파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는 당장 8월 말부터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 확대 선박을 운행하자고 밝혀 자칫 공염불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 노조 파업과 관계없이 향후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한 방법이 제시된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장 수출이 급한 중소기업 입장에선 중기부의 발표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사진=HMM]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는 모습.[사진=HMM]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