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검 갈등' 극복이 우선
[기자수첩] '공·검 갈등' 극복이 우선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1.08.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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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또다시 충돌했다.

지난 2일 대검찰청은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공수처 검사는 공소제기를 할 수 있는 사건에 한해 불기소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에서 공수처가 기소할 수 있는 대상을 한정했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고위공직자에 대해서는 기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불기소 결정 역시 할 수 없다는 것이 대검의 해석이다. 공수처법 3조 1항 2호는 공수처의 공소제기 대상을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등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반면 공수처는 기소권이 없는 사건도 불기소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불기소 사건 이첩 규정을 정한 공수처법 조항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공수처법 27조는 “처장은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하는 때 관련 범죄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때 불기소 결정 대상을 언급하며 기소권 없는 사건을 같이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고위공직자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수처의 불기소 가능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수사과정에서다.

공수처는 지난 5월 조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부당 의혹을 ‘1호 사건’으로 등록했다. 이 사건은 공수처의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직접 수사에 공을 들였던 터라 ‘1호 사건’으로 조 교육감 의혹을 선택한 데 대해 여러 뒷말까지 나왔다. 여권에서는 여권 인사가 연루된 첫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삼은 데 대해, 야권에서는 조 교육감이 공수처의 기소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이 나왔다.

공수처는 지난달 27일 조 교육감을 소환 조사했다. 입건 3개월 만에 조 교육감 본인을 수사하면서 ‘1호 사건’의 처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공수처는 수사 권한만 가지고 있어 조 교육감을 기소할 수 없고, 수사를 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부해야 한다. 검찰 해석대로면 이때 공수처는 조 교육감의 불기소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셈이다.

현재 공수처는 9개 사건을 개시했지만 주요 피의자 소환과 압수수색 등 사실상 수사가 진행된 것은 2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7개 사건은 검찰의 감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거나 자료 검토를 하는 등 준비 단계에 다름없는 상태다.

공수처가 수사를 시작한 사건 대부분은 검찰이나 경찰 등 다른 기관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결국 공수처가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이들 기관과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함을 알아야 할 것이다.

swha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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