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재명 '기본소득'에 "허황한 망상서 깨어나길"
유승민, 이재명 '기본소득'에 "허황한 망상서 깨어나길"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8.02 1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돈 풀기 경제성장은 몰라서 하는 말… 죽도 밥도 아냐"
여권 내부선 '경기도민 100% 재난지원금 지급론' 파장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충남 예산에 있는 윤봉길 의사 사당인 충의사 참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충남 예산에 있는 윤봉길 의사 사당인 충의사 참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본소득과 경기도민 전원 재난지원금 지급 등 기치를 내세우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야 대권주자로부터 일제히 비판을 받고 있다.

먼저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에 대해 "죽도 밥도 아니다"라며 "복지와 성장을 다 하겠단 허황한 망상에서 깨어나길 바란다"고 고언했다.

이 지사는 전날 SNS에 "기본소득은 복지적 경제 정책"이라며 "복지 정책의 측면과 경제 정책의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복지와 성장이 양립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며 "세상에는 복지 정책인 동시에 성장 정책인 것도 있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내세웠다.

이 지사는 또 "기본소득은 시한부 지역화폐로 지급해 소상공인 매출을 늘려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경제 정책임과 동시에, 가계소득 정부지원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를 보완하는 가계소득지원 복지 정책이기도 하다"며 "정책 논쟁은 언제든 환영하지만,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얘기하지는 않길 바란다. 오리너구리를 봤다면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복지도 성장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생각으로 오리너구리라고 하는 모양"이라며 "기본소득은 '세금을 거둬 국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어려운 시민을 돕는다'는 복지의 철학과 원리에 위배되니 복지 정책으로는 낙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소득이라는 돈 풀기는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는' 단기부양책과 똑같다"며 "돈 풀기로 경제가 성장할 거라는 생각은 성장의 해법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공부를 잘 하려면 남들보다 덜 자고 덜 놀고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고, 몸짱이 되려면 덜 먹고 땀 흘려 운동하는 수밖에 없다"며 "경제도 성장하려면 고통스러운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일침했다.

유 전 의원은 덧붙여 "복지적 경제 정책이니 오리너구리 같은 말로 국민을 두 번 속일 순 없다"며 "기본소득 이전에도 오리너구리가 한 마리 있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이 복지도 성장도 해결한다는 오리너구리였다"고 질책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나 막상 해보니 복지도 성장도 다 놓쳤다"며 "이 정권이 더 이상 소득주도성장을 말하지 않는 게 실패를 자인한 증거"라고 역설했다.

한편 여권에선 이 지사의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이 또다른 내부 갈등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 지사는 전날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88%에서 배제된 나머지 12%의 도민 전원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파장을 야기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88%라는 산물은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뿐 아니라 야당까지 합의한 것인데, 어렵게 결정한 것을 경기도가 뒤집어버리면 다른 시도는 어떻게 하느냐"고 질책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는 국정 경험이 없어서 이런 결정을 하는 것 같다"며 "정부나 국회의 고충도 이해해야지, 합의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통행하면 국정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김두관 의원의 경우 "경기도만 주고 다른 지방은 못 주는 것은 더 심각한 편가르기"라며 "돈 많은 경기도에서는 100%가 받고 돈 없는 지방은 88%만 받는 것은 정부의 선별지급보다 더 나쁜 일"이라고 견지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