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리막 투자 속도…치열한 경쟁 예고
LG-SK, 배터리 분리막 투자 속도…치열한 경쟁 예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0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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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코팅 기술 사업 인수…수년 내 조 단위 육성
SK이노베이션, SKIET 세계 1위 안주 않고 투자 가속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직원이 분리막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직원이 분리막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SK아이이테크놀로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소재 중 분리막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소재 내재화를 통해 수급 안정화와 제품 경제성을 꾀하면서도 품질 안정성을 높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시장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위상은 강화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은 LG전자의 분리막 사업을 5250억원에 인수하고 수년 내 조 단위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수 완료 시점은 오는 11월1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기존 배터리 소재 양극재, 음극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탄소나노튜브(CNT)에 분리막을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배터리 핵심 소재에 적용되는 주요 기술을 모두 갖게 됐다.

분리막은 얇은 필름 모양으로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해 폭발, 발화와 같은 이상 작동을 막는 배터리 핵심소재다. 이 소재는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한다.

LG화학은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SRS(안전성 강화 분리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LG화학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분리막의 내열성을 더욱 높이는 차세대 코팅 기술 등도 추가로 확보했다.

LG화학은 이번 분리막 사업 인수를 통해 배터리 소재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코나 전기차(EV)’, ‘볼트 EV’ 화재 등으로 논란을 겪은 제품 안전성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LG전자의 분리막 기술은 원재료를 코팅하는 기술만 보유하고 있어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100% 생산하는 체계는 갖추지 못했다. LG화학이 이번에 인수하는 분리막 사업 기술력도 코팅 기술에 제한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LG화학이 일본 도레이그룹과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합작 공장 설립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일찍이 분리막 사업 내재화를 이뤘지만 최근 투자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세계 1위 분리막 생산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SKIET의 상장은 지난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에서 자회사로 분사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SKIET는 지난 2004년 국내 처음이자 세계 세 번째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 ion Battery Separator) 생산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2007년 세계 첫 축차 연신 공정을 완성해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축차 연신 공정은 분리막을 가로세로 방향으로 순차적으로 늘이면서도 균일한 품질을 만드는 정교한 과정이다.

SKIET는 올해 들어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SKIET는 지난 3월 폴란드에서 분리막 생산 공장 추가 건설을 위해 1조13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이로써 SKIET는 기존 폴란드 1·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6억8000만제곱미터(㎡)과 추가로 짓는 3·4공장의 4억3000만㎡을 합해 연간 총 15억4000만㎡의 분리막을 생산한다.

SKIET는 폴란드 외에도 중국 등 해외에서 추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24년 SKIET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27억3000만㎡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약 273만대 분량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LG의 분리막 생산 규모는 연간 10억㎡로 원재료를 도레이 등으로부터 공급받아 코팅해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며 “LG와 SK 간 차이가 있지만 LG가 분리막 사업에 대해 조 단위 육성 계획을 밝힌 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