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취임 40주년…100년 기업 도약 다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취임 40주년…100년 기업 도약 다짐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8.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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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성장사, M&A 핵심…경영철학 ‘신용과 의리’로 이끌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일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김 회장은 “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가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 설립자인 아버지 김종희 회장이 타계하자 29세 나이로 그룹 총수가 됐다. 김 회장 취임 이후 한화그룹은 제조·건설, 금융, 기계·항공·방산, 에너지 등 사업을 강화하며 사업 저변을 넓혔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총 자산을 김 회장 취임 당시 7548억원에서 현재 217조원으로 288배 증가시켰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조1000억원에서 65조4000억원으로 60배 늘렸다.

인수·합병(M&A)은 한화그룹 성장사의 핵심이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제2차 석유파동의 불황 속에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로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웠다.

IMF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2년에는 적자를 지속하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27조원의 우량 보험사로 성장시켰다.

지난 2012년에는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선도 태양광 기업으로 만들었다.

지난 2015년에는 삼성의 방산·석유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로 성사시켰다. 방산 부문은 사업 고도화와 시너지 제고를 통해 명실상부 국내 1위로 도약했고 석유화학은 매출액 20조원을 초과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화는 재계 7위의 그룹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은 한화그룹 성장의 또 다른 핵심이다.

지난 1981년 당시 7개에 불과했던 해외거점은 469개로 증가했다. 해외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6조7000억원까지 확대됐다.

김 회장은 직원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김 회장의 경영 철학은 ‘신용과 의리’로 함축된다.

김 회장은 천안함 희생자에 최대의 예우를 직접 고민해 유가족의 채용을 결정한 바 있다. IMF 당시 매각 대금을 줄여서라도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최우선했던 일화나 이라크 건설 현장 직원들을 위한 광어회 공수,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시 전 직원 유급휴가 등은 김승연 회장의 신용과 의리를 대표하는 사례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치료 중인 임직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난과 메시지를 남몰래 보내온 일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그간 수많은 인수·합병(M&A)에도 별다른 불협화음이 없었다. 한화그룹은 그 비결로 또 다른 김 회장의 경영 철학인 피인수사 직원들에 대한 차별 없는 대우와 함께 상대의 장점까지 배우는 열린 태도를 꼽는다.

김 회장은 넓은 글로벌 인맥을 바탕으로 한 민간 외교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친다.

김 회장은 지난 2000년 6월 한·미 협력을 위한 민간 채널로 출범한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추대돼 양국 관계의 증진을 위한 민간사절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당시 인연으로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공화당 인사까지 폭넓은 미국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며 파워엘리트 집단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와는 40년에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항공 우주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산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우주 사업 등 신사업들이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한 어려운 길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사명으로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다는 게 한화그룹의 설명이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 쎄트렉아이까지 가세한 스페이스허브는 우주 공간을 손에 잡히는 현실로 이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 다가올 수소 사회에 대비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 발전 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한다.

방산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의 적용과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은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하고 있다. 첫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김 회장 취임 40주년 기념행사를 따로 열지 않고 오는 2일 오전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