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벽화' 비방에 야권 결집세… 崔 "더러운 폭력" 尹 옹호
'쥴리벽화' 비방에 야권 결집세… 崔 "더러운 폭력" 尹 옹호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2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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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한복판에 윤석열 부인 멸칭 '쥴리' 벽화 등장
친문 강성층 "뱅크시급 예술작" 망언에 야권 분노
김근식 "사유지면 이재명 '형수 욕설' 틀어도 되나"
더불어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2021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메신저로 공유받은 야권 대선주자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2021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메신저로 공유받은 야권 대선주자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했다. 친문 지지층의 도 넘는 환호와 막말에 야권이 한 목소리로 윤 전 총장을 비호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입장을 낸 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다. 최 전 원장은 29일 이번 벽화 사건에 대해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며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앞서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건물 외벽에는 윤 전 총장 부인 김 씨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벽화가 등장했다. 가로 15m, 세로 2.5m 크기 벽면에 총 6점의 철판 그림이 연결된 형식이다.

첫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었다. 두 번째 벽화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쥴리'는 좌파 인터넷 방송 '열린공감 TV'가 김 씨 관련 음모론과 함께 퍼뜨린 멸칭이다. 벽화에 나열한 이름도 윤 전 총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중 문건에서 '김 씨 연관 남성'으로 등장하는 이름이다. 이 벽화는 지난달 이 건물에 새로 입주한 '홍길동 중고서점' 대표의 의뢰로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친문 지지층은 열광을 쏟았다. 온라인에서 일부는 "뱅크시급 예술작품이다, 예술이다, 그린 사람 존경스럽다, 이곳이 성지인가" 등 비아냥거리고 있다.

최 전 원장은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본인과 주변인에 대한 검증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인간에 대한 이런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고언했다.

덧붙여 근대 자유주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의 '사회 속에서 사는 한 다른 사람과 공존하기 위해 일정한 행동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행위를 용인해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최재형계로 분류되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라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력 대권 주자 배우자라는 이유로 이렇게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해도 되는가"라며 "정치가 희화화되는 만큼 후진적 정치로 질 낮은 정치인이 득세하게 되고, 국가 경쟁력은 떨어지고 결국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쓴소리했다.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학교 교수의 경우 "바로 옆 건물에 스피커를 달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수 욕설을 계속 틀고, 벽에 여배우 스캔들(외도)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뭐라고 할까"라며 "야당 지지자는 그따위 추잡하고 더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확인되지도 않은 헛소리를 시내 한복판에서 무책임하게 떠벌이는 쥴리 벽화를 보니 미국산 소고기를 악마화했던 광화문 집회가 떠오른다"며 "쥴리 벽화를 내 거는 사람이나, 이에 열광해 성지순례 운운하는 자들이나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와 품격마저 갖추지 못한 수준 이하의 대깨문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