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호타이어, 손흥민 선수에 '속도' 배워야
[기자수첩] 금호타이어, 손흥민 선수에 '속도' 배워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7.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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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다.”

지난 2019년 12월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토트넘과 번리의 경기에서 현지 해설자는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자 이 한 마디를 내뱉었다.

손흥민 선수는 이날 자기 진영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공을 잡아 약 70미터(m)의 거리를 단독 질주하며 골을 넣었다. 손흥민 선수는 이 골로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거머쥐었다.

손흥민 선수의 골이 주목을 받은 만큼 토트넘 홋스퍼 유튜브 공식 계정 내 해당 경기의 영상 조회 수는 28일 기준 439만회를 기록해 높은 조회 수를 보였다. 지난해 5월 게재된 조회 수 954만회를 기록 중인 ‘손흥민의 토트넘 톱(TOP) 10 골’ 제목의 영상에도 해당 골 장면이 담겼다.

손흥민의 이 골로 주목받은 기업이 있다. 금호타이어다.

해당 영상에는 경기장 내 A보드에 금호타이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손흥민 선수가 자기 진영에서 상대 진영으로 넘어간 이후부터 골을 넣는 순간까지 금호타이어 광고는 그대로 노출됐다.

당시 중계방송 이외 유튜브 등을 통해 해당 골이 담긴 다양한 영상이 계속 시청된 조회 수를 고려하면 금호타이어는 기대 이상의 글로벌 광고 효과를 거뒀다.

일각에서는 “이 골로 수년 치 글로벌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호타이어는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한 지난 2015년 다음 해인 2016년부터 클럽의 글로벌 공식 파트너사가 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7일 토트넘 홋스퍼와 파트너십을 재연장하며 후원활동을 지속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손흥민 선수로부터 홍보 효과 이외 얻을 점이 있다. 손흥민 선수가 골이란 목표를 향해 공을 몰고 달리는 속도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목표는 경영정상화다. 이를 위해 광주 공장 이전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논의는 지난 2019년 이후 3년째 지지부진하다.

광주 공장 이전 문제는 금호타이어가 낡은 설비를 대체할 신규 공장 투자가 시급하다는 점과 공장 인근 송정역 주변 개발 필요성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인식이 맞아떨어지며 시작됐다.

또 금호타이어는 광주 공장 부지 매각으로 자금을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꾀해야 한다.

최근 금호타이어는 광주시, 광주시 광산구와 공장 이전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첫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바 없다.

성공적인 공장 이전에 노사 갈등 해소는 필수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지난 25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임금협상이 결렬 돼 노조가 부분파업을 하고 전면 파업까지 예고한 뒤 마련한 합의안이다. 합의안에는 광주공장 이전과 관련한 고용 안정 등 내용도 포함됐다.

금호타이어는 손흥민 선수의 ‘월드클래스’ 평가가 금호타이어에게도 돌아가기 위해선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의 광고판에서 보이듯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