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반쪽' 세종시대 개막…청사입성은 '오리무중'
중기부 '반쪽' 세종시대 개막…청사입성은 '오리무중'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7.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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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복합상업건물로 입주, 26일 현판제막식 개최…청사 진입은 1년후 판가름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홍종학 중기부 초대 장관, 박영선 2대 장관 등이 26일 중소기업청 출범 23년 만에 새롭게 둥지를 튼 세종청사에서 현판제막식을 가졌다.[사진=중기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홍종학 중기부 초대 장관, 박영선 2대 장관 등이 26일 중소기업청 출범 23년 만에 새롭게 둥지를 튼 세종청사에서 현판제막식을 가졌다.[사진=중기부]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시대를 완전히 끝내고 새로운 세종시대를 개막했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 입주가 아닌 청사 인근 복합 상업 건물로 입주, 반쪽 세종시대를 열게 됐다.

중기부는 26일 중소기업청 출범 23년, 부 승격 4년 만에 새롭게 둥지를 튼 세종청사에서 현판제막식을 가졌다. 현판식에는 임서정 일자리수석이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특별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홍종학 중기부 초대 장관과 중기부 대전 이전을 추진한 박영선 2대 장관이 참석했다.

권칠승 장관은 현판식 행사에서 “세종시대 개막을 맞아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직원들이 다소 엉뚱한 상상을 통해 창의적이면서 혁신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기부 신청사는 조직 내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4층 북카페와 각 층의 중앙휴게실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 또한 직원들이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1인 사무 공간 등도 곳곳에 마련했다. 이와 함께 직원들 의견을 통해 그네, 좌식, 스탠딩 등 다양한 형태로 꾸며진 회의실까지 갖췄다.

하지만 혁신적으로 구성된 이 사무공간은 정부세종청사 공간이 아닌 외부 민간빌딩에 구축됐다. 정부세종청사 내 공간이 없어 복합 상업 건물인 ‘세종파이낸스센터3차’에 만들어 진 것이다. 즉 정부세종청사 내 입주를 위해선 한 번 더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현재 공간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부세종청사 내에선 3청사를 건설 중으로 내년 8월 준공 예정이다. 1년 정도 후면 입성 가능성은 생긴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기부가 둥지를 튼 ‘세종파이낸스센터3차’ 바로 옆 빌딩인 ‘세종파이낸스센터2차’에는 청사로 진입하지 못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머물고 있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이 세종천사 이전 현판제막식에서 중기부의 다짐을 밝히고 있다.[사진=중기부]
권칠승 중기부 장관이 세종천사 이전 현판제막식에서 중기부의 다짐을 밝히고 있다.[사진=중기부]

따라서 세종청사 내 신청사가 만들어지더라도 과기정통부 등 다른 부처와 청사 입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처럼 중기부는 세종 이전에는 성공했지만 사실상 정부세종청사 입주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반쪽 세종시대를 연 것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내년 초 상황에 따라 청사 입주 부처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기부 세종 이전은 2020년 10월 중기부에서 행정안전부에 이전의향서 제출을 시작으로 공청회,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2021년 1월 이전 계획이 확정됐다. 이후 ‘대전 지역사회 반발’과 ‘공무원 주택 특별공급 자격’ 논란이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12~14일 3일 만에 이전을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청사내 진입을 위한 2번의 이사를 해야 하는 지적을 또다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와 관계 없이 “세종시대를 연 만큼 중장기 정책과제 개발을 위한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등 중소기업의 정책 수요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