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절차 돌입… 유족 반발
서울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절차 돌입… 유족 반발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7.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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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이곳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절차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시 관계자가 현장을 찾아 유족과 시민단체 등과 접촉했으나 유족 측의 반대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연합뉴스는 이날 오전 7시20분께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이 철거 관련 협조 공고문을 들고 기억공간을 방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앞두고 5일 유족 측에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통보했다. 25일까지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전날에는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유족 측에 26일 오전 9시 이전 철거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공문을 통보했다.

유족 측은 기억공간 보존 관련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지 않으면 철거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4·16연대는 “기억공간 존치나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광화문광장이 아니더라도 서울 시내 시민들이 오가며 볼 수 있는 곳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는 유족 측의 요구안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광장에 특정 구조물을 운영하는 것은 열린 광장이자 보행 광장으로 탄생할 새로운 광장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다”고 전했다.

시는 세월호 단체 관계자들과 계속해 접촉을 시도 중이고 세월호 유족 등은 농성을 준비 중이다.

양측의 입장이 대립한 가운데 시가 철거를 강행할 경우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