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토니 리더십 통한 맥도날드…소비자도 응답했다
앤토니 리더십 통한 맥도날드…소비자도 응답했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7.26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임 1년7개월…'베스트버거' 강력 추진, 비대면 강화 매출↑
145만개 판매 'BTS 세트' 인기, 맥런치·해피스낵 혜택 강화
상반기 실적 호조 분위기…"지속가능한 투자로 성장 하겠다"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사진=한국맥도날드]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사진=한국맥도날드]

한국맥도날드 실적은 앤토니 마티네즈(사진) 대표 체제에서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글로벌 캠페인 이슈를 주도했고, 비대면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 코로나19에 적극 대응하며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앤토니 대표의 리더십이 치열한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맥도날드 입지를 더욱 강화시켰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취임 1년7개월차인 앤토니 마티네즈(Antoni Martinez) 대표의 주도 아래 공격적인 마케팅과 변화를 꾀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한국맥도날드 매출액(가맹점 제외)은 7910억원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전년보다 9%가량 늘었다. 경쟁 관계인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의 매출액(연결기준)은 같은 기간 18.7%가량 줄어든 6831억원에 그쳤다. 맘스터치(2860억원)·버거킹(5714억원) 등 다른 대형 버거 브랜드보다 훨씬 앞섰다. 

맥도날드는 1988년 서울 압구정동에 1호점을 내며 한국에 첫 진출한 이후 국내 대표 햄버거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버거 프랜차이즈와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수제버거의 대중화까지 더해지며 입지는 예전만 못했던 게 사실이다. 앤토니 대표 이전 4년 가까이 맥도날드를 이끌었던 조주연 전 대표가 돌연 사퇴한 이유도 브랜드 인지도·이미지 하락 등의 이유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맥도날드 새 수장이 된 앤토니 대표는 “소비자에게 더욱 집중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그의 자신감은 맞아 떨어지며 맥도날드의 성장을 이끌었다. 

앤토니 대표는 지난해 3월 햄버거 맛과 품질 혁신을 위해 도입한 ‘베스트 버거’ 시스템을 강력하게 드라이브했다. 그 해 4월부터 12월까지 맥도날드의 버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했고, 대표 메뉴인 ‘빅맥’은 지난해에만 2000만개 이상 팔렸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앤토니 대표는 또,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늘자 ‘맥드라이브(DT)’와 ‘맥딜리버리’ 편의성을 꾸준히 높였다. 관련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맥드라이브 23%, 맥딜리버리 36% 증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 ‘The BTS 세트’를 꼽을 수 있다. The BTS 세트는 맥도날드 본사 차원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지난해 셀레브리티(Celebrity)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을 선보인 후 처음이다. 한국 출신의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맥도날드의 BTS 세트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판매됐다. 한국맥도날드는 BTS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고, 지난 5월27일 첫 출시 이후 6월30일까지 약 한 달간 국내에서만 145만개 이상 팔렸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 같은 판매량은 단일 세트란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수치”라며 “사이드 메뉴로만 구성된 세트가 단기간 100만개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이 외에도 올 들어 가성비 좋기로 입소문 난 커피 서비스 ‘맥카페’ 맛과 품질을 개선했고, 점심세트 할인 프로모션 ‘맥런치’를 부활시켰다. 디저트·음료 등을 하루 종일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해피스낵’도 선보였다. 이는 앤토니 대표가 올 3월 ‘Our New Way(우리의 새로운 길)’ 발표에서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다양한 혜택 플랫폼을 출시하겠단 약속의 일환이기도 하다. 

비대면 마케팅 역시 자체 맥드라이브·맥딜리버리는 물론 배달의민족·요기요 외에 쿠팡이츠까지 다양한 배달 애플리케이션 플랫폼과 연계하며 서비스를 강화했다. 배달 전용의 ‘맥딜리버리 투게더팩·빅맥 든든팩’ 등 신메뉴를 기획하며 소비자 편의도 한층 높였다. 덕분에 올 상반기 맥도날드의 배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 이상 늘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The BTS 세트와 딜리버리 채널 확장 등의 이슈로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더욱 성장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The BTS 세트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소비자들이 The BTS 세트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올해 인기 버거의 점심 할인 플랫폼 ‘맥런치’를 재개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맥도날드는 올해 인기 버거의 점심 할인 플랫폼 ‘맥런치’를 재개했다. [사진=한국맥도날드]

다만 한국맥도날드의 영업손실은 2019년 440억원에서 2020년 483억원으로 10%가량 늘었다. 중장기적으로 손실 폭을 줄이는 게 앤토니 대표의 또 다른 과제다. 맥도날드는 올 2월 빅맥·상하이버거 등 인기버거 11종을 포함한 30종의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2018년 2월 이후 3년 만이다. 앤토니 대표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맥도날드는 비대면 채널 강화와 베스트버거 이니셔티브를 지속 추진하며 성장을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와 관련해선 올 하반기 안으로 2대 차량이 맥드라이브를 동시 이용 가능한 ‘탠덤(Tandem)’ 드라이브 스루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또, 한국산 프리미엄 식재료 사용을 늘려 햄버거 품질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단 계획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영업손실은 바꿔 말하면 한국시장에 대한 맥도날드의 지속가능한 투자의 결과”라며 “이 같은 투자는 한국맥도날드의 실적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