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공감의 출발은 ‘메타인지’”
[기고 칼럼] “공감의 출발은 ‘메타인지’”
  • 신아일보
  • 승인 2021.07.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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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로 ‘에피스테메(Episteme)’는 ‘지식’이라는 말이다. 플라톤 철학에서 ‘이데아에 대한 지식’을 이르는 말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순수한 ‘원리’와 ‘원칙’이라는 의미로 정의한다. 따라서 우주의 생성과 순환 원리를 인식하는 철학인 '인식론'을 ‘Epistemology’라 하며, 동양철학에서는 하늘의 학문인 '역학(易學)'으로 정의하고 있다. 결국 ‘에피스테메’는 진리를 향한, 진리에 가장 가까운 지식이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새로운 철학적 가치 기준이 필요한 ‘뉴 노멀 시대’가 도래하면서 ‘메타인지’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7월16일 '2021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하반기 경영화두로 '공감'을 제시하며, "공감의 출발은 메타인지"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과정에 대해 생각하여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며 자신의 학습과정을 조절할 줄 아는 지능과 관련된 인식이다. 

결국 ‘메타인지’는 진리에 가까운 지식인 ‘에피스테메(Episteme)’를 찾아가는 인지과정을 의미한다. ‘메타인지’에 있어 주의해야할 점은 ‘메타인지’를 옳고 그름, 맞고 틀림, 좋고 나쁨을 찾아가는 ‘참과 거짓’의 검증과정으로 오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인지철학적 차원에서의 '메타인지'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불완전한 우리의 ‘지식’을 사전에 인지하고, 결과 값이 아닌 원리를 파악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양자물리학에 따른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관측하는 행위가 물체의 상태에 영향을 준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관측대상에 대한 해석과 정의가 관측자마다의 공간과 시간, 방향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 날 멀리서 보이는 컵 안의 물이 날씨로 인해 얼음으로 착각해서 보일 수 있는 것이 ‘공간격차’이며, 내가 본 물이 타인이 보는 시점에서는 얼음이 될 수 있는 것이 ‘시간격차’다. 또한 컵 속의 물이 반이나 남았느냐? 반 밖에 남지 않았느냐를 바라보는 것 관점이 ‘방향격차’라 할 수 있다. 

결국 ‘공간’과 ‘시간’, ‘방향’에 따라 내가 알고 있는 기억이나 지식, 정보, 상식으로 만들어진 내 생각(text)이 타인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 있기에 상대의 상황(Con+text)을 배려하고, 이를 사회적 합의를 통하여 합리적인 지식인 하이퍼텍스트(Hyper+text)로 만드는 과정이 ‘메타인지’의 주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메타인지’ 확대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자기 지식과 경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를 동양철학에서는 ‘덕(德)’이라하며, ‘덕(德)’은 ‘겸손’과 ‘배려’의 행동으로 나타나 인성(人性)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으며, 기억이 잘못될 수도, 내가 들은 얘기가 거짓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메타인지’의 기초가 되는 마음가짐이 된다. 이 기본적인 마음가짐에 ‘공간’과 ‘시간’, ‘방향’이라는 격차요소를 대입하여 합리적 지식을 탄생시키는 것이 ‘메타인지’ 의 핵심적 노하우라 할 수 있겠다.

통신네트워크 기술로 대부분의 정보가 공유되는 ‘정보대칭시대’는 ‘대중주도사회(Crowd-based Society)’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대중주도사회’는 ‘프로토콜경제(사회적 합의 경제)’를 필요로 한다. 이 ‘프로토콜 경제’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회적 합의 역량이 곧 생각의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공간과 시간, 방향의 격차를 인지하려는 노력인 ‘메타인지’임을 정치계나 학계, 경제계 모두가 깨닫기를 바란다.   

박항준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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