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美 국무부 2인자 셔먼에 "북미대화 재개 역할" 당부
문 대통령, 美 국무부 2인자 셔먼에 "북미대화 재개 역할" 당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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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셔먼, 25일부터 이틀간 中 왕이 부장과 회동
中 대북 입장 주목… 신경전 속 관계 개선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역할을 당부했다.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방문하는 셔먼 부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로는 처음으로 방중하는 최고위급 인사다. 중국을 찾기 전 문 대통령을 만나 한미동맹을 부각하면서 주도권을 확장하려는 모양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셔먼 장관과의 자리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정통한 외교관으로 알고 있다"며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공조를 상기하면서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셔먼 부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의에 대해 조기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며 "한국과 대북정책 관련 긴밀히 조율된 노력을 함께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셔먼 부장관은 특히 "중국 방문 시 현지 정부와도 대북 정책과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자 한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접견에 이어선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셔먼 부장관을 면담하고,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한 남북·북미대화 재개와 한미동맹 포괄적 강화·발전을 위한 후속 이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셔먼 부장관은 전날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4년 만에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참석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선 "3국 공조가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화 기치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대응하길 기대한다는 취지를 전하기도 했다.

셔먼 부장관은 추후 중국 톈진에서 왕이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다. 미국 국무부 2인자가 결국 중국을 방문하면서 한국 정부 입장에선 대북관계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셔먼 부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에 정통한 셔먼 부장관이 국무부 부장관에 취임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표명하기도 했다.

셔먼 부장관과 왕이 부장 회동이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정상회담의 초석이 될 수도 있지만, 양국의 신경전이 치열하단 점에서 대북관계 개선 문제 등은 빈손이 될 수도 있다. 당초 미국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 아시아 순방 계획에서 중국을 뺀 채 발표했고, 중국 역시 "내정간섭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며 거친 태세를 예고했다.

관건은 중국이 대북 기치와 관련해 미국 측에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여부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할 전략도 바뀔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