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잃은 친문, 방향성 상실… 與 주자들, 김경수 최종심 부정하며 구애
적자 잃은 친문, 방향성 상실… 與 주자들, 김경수 최종심 부정하며 구애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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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예상치 못해", 이낙연 "안타깝다", 정세균 "원칙 위배"
김경수, 차차기 대선도 못 나가… 친문 색채 강한 이낙연 유리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오전 경남도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오전 경남도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문 '적자' 김경수 경상남도지사가 21일 댓글공작 사건 최종심에서 실형을 확정받자 여권 대선주자는 일제히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나섰다. 방향을 잃은 친문 민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먼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심에서는 1심과 달리 혐의 중 일부만 유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같은 당의 동지로서 이런저런 고민을 함께 나눴는데, 너무도 안타깝다"며 "힘겨운 시간을 잘 견뎌내고 선한 미소로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부각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김 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몹시 아쉽다"며 "진실을 밝히려는 김 지사의 노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2017년 대통령 선거는 누가 봐도 문재인 후보의 승리가 예견됐던 선거"라며 "문재인 캠프가 불법적 방식을 동원해야할 이유도, 의지도 전혀 없었던 선거"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더 나아가 "김 지사의 유죄 판결은 정말 유감"이라며 "드루킹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유죄를 판단한 건 증거우선주의 법 원칙의 위배"라고까지 사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또 "유죄 인정은 엄격한 증거로 증명해야 한다"며 "과연 이 부분에 있어 대법원이 엄격했는지 돌이켜 봐야 할 것"이라고 훈수하기도 했다.

이날 선고를 앞두고 김 지사를 직접 찾아갔던 김두관 의원도 "통탄할 일"이라며 "이번 판결로 또 한 명의 유능하고 전도양양한 젊은 정치인의 생명이 위기에 빠졌다"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덧붙여 "당도 원망스럽다"며 "조금 더 세심했어야 하는데, 의도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당시의 정무적 판단이 한탄스럽다"고 탓했다.

김 지사는 문재인 정권 정통성을 잇는 차차기 대선 유력주자로 꼽혔다. 하지만 징역 2년 재수감과 피선거권 박탈 7년이 적용됨에 따라 사면복권 되지 않는 한 2027년 대선 출마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상고심이 댓글조작 혐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입지도 난처하게 됐다. 판결에 따라 댓글조작이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계성을 부정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 대선주자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는 "이 사건은 댓글조작으로 당선된 문재인 정권의 정통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도록 한다"며 "문 대통령은 최측근 헌법파괴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몰아붙이도 했다.

검사 출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판사 출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저마다 현 정권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강경 진보·친문층은 결집세를 더 공고화할 공산이 크다. 다만 김 지사 부재로 방향성을 상실했단 점에서 여권 대선주자들의 구애도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선될 인사를 미는 것보다 친문 정통을 이을 후보가 필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본경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이 지사보다 상대적으로 친문 색채가 강한 이 전 대표에게 지지층이 쏠릴 수 있다. 최근 당이 대선 경선을 5주 연기하면서 시간을 번 이 전 대표는 이 지사 압박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