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좋은 친구' ESG경영 새 지평 연다
[기고 칼럼] '좋은 친구' ESG경영 새 지평 연다
  • 이면헌 동반성장위원회 운영부장
  • 승인 2021.07.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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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사용하는 소모성 자재를 MRO라고 말한다. 기업에서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 이외에 생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되는 간접재화를 통칭하는 용어로써 유지(Maintenance), 보수(Repair), 운영(Operation)의 줄임 말이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 대행업체를 활용하면 대량 구매를 통해 질 좋은 물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의 효율화와 안정적인 구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되면서 MRO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갈등이 있어 왔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MRO기업들은 대기업의 확장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고 마침내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재로 2011년도 MRO 가이드라인이 공표됐다.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2016년 연매출 3000억원 이상 중견기업 또는 상호출자제한기업과 그 계열사만 거래하도록 하는 상생협약이 체결됐고, 2019년 2차 협약이 체결돼 오늘에 이른다. 오늘날 MRO의 상생협약은 서로가 양보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룬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최근 MRO시장은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서비스 소모품에 집중됐던 시장이 제조업으로 확장돼 산업용 MRO 장비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제조업에 있어서도 비용 절감, 소모성 신규 장비의 등장, 제품의 품질 향상 요구 증가 등 다양한 요인 때문이다.

게다가 전자상거래의 발전은 MRO시장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 효율성 향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유지보수 작업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재무적 성과를 더욱 중시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MRO업계에는 지금과는 다른 근본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업은 재무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비재무적 성과인 환경보호(E), 사회적 책임(S), 투명한 지배구조(G)도 중요한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ESG가 이슈로 대두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의 역할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탄소중립정책의 강화, 불평등의 심화 등 여러 문제가 등장하면서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에 비재무적 성과도 포함하게 됐다.

변화된 ESG 경영시대에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엔투비는 MRO 가이드라인과 상생협약에 동참해 MRO 산업 생태계의 질서 유지에 노력해 왔다. 엔투비는 지난 20년 동안 축적한 공급사, 물품 정보 등을 DB화하고 첨단 I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해왔다.

또 엔투비와 거래하는 공급사는 97%가 중소기업이고 이중 사회적 취약계층도 다수 포함돼 있어 비재무적인 성과를 포함하는 ESG경영이라는 관점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하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ESG 활동은 지난 5월부터 시행한 ‘좋은 친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거래 고객사와의 구매대행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를 재원으로 고객사와 공동으로 탄소저감, 지역사회 발전, 취약계층 지원 등 다양한 ESG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좋은 친구’ 프로그램은 변화된 기업환경에 맞춰 ‘더불어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친구’ 프로그램은 고객사와 협력으로 산업계에 상생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실천방안으로는 △구매 관리의 고도화 △고객사와 함께 ESG 활동 추진 △ESG 구매시스템을 통해 지속 가능한 거래 환경 구축 등이다.

이는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일 뿐만 아니라 ESG 경영이라는 차원에서도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이런 사례들이 모여 MRO 기업 생태계가 ESG 경영이라는 흐름에 맞게 운영돼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면헌 동반성장위원회 운영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