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비싼 집값, 우리 경제 소비·고용에 큰 부담 우려"
한은 "비싼 집값, 우리 경제 소비·고용에 큰 부담 우려"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7.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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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 우려...대출 통한 투자(레버리지) 관리 필요
(사진=신아일보DB)
한국은행이 급등한 집값이 앞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0일 발간했다. (사진=신아일보DB)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집값이 앞으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주택가격 변동이 실물·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비대칭성 분석’ 보고서(BOK 이슈 노트)에 따르면 "최근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주택가격이 향후 우리 경제 소비와 고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병수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 등 연구진은 주택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때 실물경기와 물가에 끼치는 영향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비대칭성' 이론이 국내 상황에서도 적용되는지 살폈다.

지금까지는 주택가격 상승이 자산 증가로 이어져 소비도 활성화된다는 '부의 효과'로 해석됐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가계 빚이 많을 때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차입제약으로 인한 소비 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차입제약으로 인한 소비 감소'는 빚이 많아 자산을 바탕으로 돈을 더 빌릴 수 없게 되면 쓸 돈을 조이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진은 국내 주택 상황 등 자료를 토대로 돈을 빌린 가구의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75%와 40%로 각각 설정한 뒤, 집값이 20% 하락했을 때 소비와 고용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계부채 수준이 높을수록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돈을 더 빌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소비와 고용 부진이 더욱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경우 집값이 오를 때 소비 증가(부의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집값이 내려갈 때 소비 위축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측면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실물 데이터를 반영한 조사 모형을 통해서도 주택가격 상승 시 부의 효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응은 큰 의미가 없었지만, 주택가격 하락 시 차입제약으로 인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조병수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연구팀 과장은 "주택가격 변동의 실물·물가에 대한 영향이 비대칭적임을 고려할 때,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는 향후 조정 가능성을 높여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며 "특히 가계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주택가격 조정은 그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어서 경제주체의 대출을 통한 투자(레버리지) 관리가 필요하다고"고 덧붙였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