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조 빚 진 자영업자...거리두기 강화·금융지원 종료 '어쩌나'
840조 빚 진 자영업자...거리두기 강화·금융지원 종료 '어쩌나'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7.2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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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종료시 자영업자 줄파산 우려
한국은행, 자영업 차주 10명 중 1명 상환 어려운 '취약 대출'
서울 마포구에서 폐업한 편의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에서 폐업한 편의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 살림살이가 2년째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 유예 등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이 오는 9월 예정대로 종료되면 자영업자가 줄파산을 겪을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1조8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700조원보다 131조8000억원(18.9%)이나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2분기 은행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이 9조3000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6월 기준 금융권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이전까지 자영업자 대출은 연간 10% 수준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이 본격화된 지난해 3월 이후 1년동안 20% 가깝게 급증했다.

이로 인해 1분기 말 기준 은행 등 금융권 빚이 있는 자영업자는 245만6000명으로, 1인당 대출액은 3억3868만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자영업 신규 대출자는 연평균 30~40만명 수준이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신규 대출자는 71만7000명으로 33만7000명이나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빚을 진 자영업자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여파로 수도권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 격상하면서 자영업자가 받을 타격은 더 커질 전망이다.

2.5단계에서는 4인까지 모일 수 있었지만, 4단계에서는 2인으로 줄면서 사실상 저녁 영업은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자영업자 부채 의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과도한 부채의 연착륙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 1년 6개월 새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1%p 가까이 오르고, 연내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고된 점도 자영업자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르면 자영업자 이자 부담만 연간 5조2000억원 늘 것으로 추산된다.

또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 모든 금융권에서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을 유예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금만 204조4000억원에 달한다.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황 유예 등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 지원이 예정대로 오는 9월 종료되면, 상환 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는 파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자 수 기준으로는 약 11%인 27만명, 금액 기준으로는 9.2%인 약 7조6000억원을 상환에 문제가 있는 '취약 대출'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다는 것이 금융계 안팎의 중론이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재정정책을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 소상공인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