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KT 멤버십 개편에 불편한 소비자들
[기자수첩] SKT 멤버십 개편에 불편한 소비자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7.12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텔레콤이 멤버십 제도 개편을 예고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멤버십 개편에 따라 소비자들의 권리침해가 예상된다는 것으로 일각에선 SK의 횡포를 막아달라며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내달 초 실시되는 SK텔레콤의 멤버십 개편은 할인에서 포인트 적립으로 방식을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SK텔레콤 측은 “기존 적립 포인트들은 0.1~5% 수준의 낮은 적립률로 해당 업체에서만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며 “개편되는 멤버십 포인트 제도는 적립률이 이용금액의 5~30%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또 “90여개의 제휴사에서 자유롭게 포인트를 적립하고 원하는 곳에 제한 없이 몰아서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 멤버십 할인율도 5~30% 수준이다. SK텔레콤이 멤버십 방식을 변경하며 적립률을 높였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방식 변경에 따라 SK텔레콤이 이득을 챙긴다. 기존엔 선행소비가 없어도 할인 가능했지만 앞으론 먼저 구매를 해야 다음에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립된 포인트를 미끼삼아 SK텔레콤의 회원으로 묶어두는 셈이다.

특히 할인율과 적립률이 동일하다면 멤버십 혜택은 오히려 줄어든다.

예를 들면 SK텔레콤 가입자가 10% 할인이 약속된 제휴처에서 1만원치를 5회 구매할 경우 각각 1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총 결제금은 45000원, 할인금은 5000원이다. 반면 10% 적립형에선 받은 포인트를 다음 구매에 전량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첫 구매 시에만 1000원이 적립된다. 구매 2회차에 1000포인트를 사용하고 나머지 금액(9000원)을 결제할 경우 적립금은 900원으로 줄어든다. 3회차엔 910원, 4회차 909원, 5회차 909.1원 식이다. 이 경우 총 결제금은 4만6281원이며 잔여 포인트는 909.1원이다. 이 같은 까닭에 카드사들은 카드 혜택으로 할인율보다 적립률을 좀 더 높게 책정한다.

물론 아직 개편이 실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 혜택이 마냥 줄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일단 SK텔레콤은 8~9월 두 달간 인기 제휴사와 함께 최대 40% 수준의 ‘더블적립’ 프로모션을 론칭 기념으로 실시한다. 또 앞으로 다양한 포인트 지급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반발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는 그동안 국내 이동통신사들에 누적된 불신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이통사들은 휴대전화 구매 강요부터 통신품질저하 등 다방면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멤버십 관련해선 수년 전부터 꾸준히 혜택을 축소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SK텔레콤이 불신의 벽을 줄일만한 개편방안을 공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