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견디자'… 겸손해진 문 대통령 "송구한 마음"
또다시 '견디자'… 겸손해진 문 대통령 "송구한 마음"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7.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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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방역-경제 성공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껴"
오세훈·이재명엔 "지자체 역할 절대적 중요" 부각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두번째부터), 박남춘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두번째부터), 박남춘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정부의 방역 실책에 대해 "또다시 국민께 조금 더 참고 견뎌내자고 당부드리게 돼 대단히 송구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며 "이번 확산을 통해 방역과 경제를 조화시키면서 함께 성공해낸단 게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가 다시 막막해진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며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달랬다.

또 "영업 제한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선 손실보상법과 추경(추가경정) 예산을 활용해 최대한 보상함으로써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짧고 굵게 끝내고, 백신 접종 확대로 연결시키면서 기필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짧고 굵게'를 네 차례나 강조했다. 이날부터 2주 동안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단행한 것을 거론하면서 "봉쇄 없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강도의 조치로서, 방역에 대한 긴장을 최고로 높여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후에도 "짧고 굵게 끝낼 수만 있다면, 일상의 복귀를 앞당기고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내세웠다.

정부가 명명한 이른바 K(한국형)-방역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가 알고 있는 방법, K-방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대응"이라고 피력했다.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격리치료로 이어지는 삼박자를 빈틈없이 가동하는 것이 K-방역이라는 게 문 대통령 부연이다.

덧붙여 "K-방역의 핵심은 성숙한 시민의식"이라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협조가 절실하다. '잠시 멈춘다'는 마음으로 이동과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주시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달 "국민이 지쳐있으니 여름휴가 때는 방역과 휴식의 조화를 이뤄달라"고 여유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회의에선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휴가 기간도 최대한 분산해 사용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백신 수급이 미비하다'는 질타가 나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접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도입되는 백신 물량을 최대한 활용해 접종 시기를 앞당기겠단 방침을 내걸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스왑(교환)으로 들여온 백신은 내일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대민 접촉이 많은 버스·택시·택배 기사, 교육·보육 종사자에게 우선 접종함으로써 수도권 방역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중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수도권의 방역 사령탑"이라며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취약시설 점검, 생활치료센터 확충 등 일선 현장의 방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강화된 방역 조치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도 지자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복기시켰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