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이노, 배터리 분할 신호탄…사명 'SK ON' 우선순위
[단독] SK이노, 배터리 분할 신호탄…사명 'SK ON' 우선순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7.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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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선점 위해 상표권 등록, 계열사명 검토 '본격화'
전지사업 떼어내기 위한 '포석'…자회사 사명변경 속도
SK가 지난 달 25일 상표권을 출원한 ‘SK on’ 로고. [이미지=특허정보넷 키프리스]
SK가 지난 달 25일 상표권을 출원한 ‘SK on’ 로고. [이미지=특허정보넷 키프리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분할의 신호탄을 쐈다. 배터리 사업 계열사명으로 보이는 유력한 브랜드명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사업 분리와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특허청에 따르면, SK는 지난 달 25일 ‘SK on’이라는 명칭으로 총 14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품 분류는 연료전지 소매업, 이차전지 소매업, 자동차용 배터리 등으로 구성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하는데 향후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름을 선점 차원에서 등록해 놓는 것”이라며 “사명으로 쓰이는 등에 대해선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이 사명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스토리 데이(Story Day)’를 열고 배터리 사업에 대한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당시 배터리 사업 분할 시점에 대해 “기업공개(IPO) 시점이 언제 될 것인가 하는 부분이 먼저 연결 될 것”이라며 “IPO 시점에 대한 판단 기준은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SK on 이외에도 다른 사명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후보군들이 있다면 더 등록을 하고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나중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다른 자회사들에 대한 사명 변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 총괄사장은 지난해 초 사내 뉴스채널 인터뷰를 통해 “자회사들에 한해 기존 업 영역을 탈피한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해 변화와 혁신 의지를 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SK는 지난해 △SK convergent △SK nextmotion △SK connectiv △SK proneer 등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SK enmove를 상표권 출원하는 등 이외에도 여러 명칭을 내놨다.

이들 상표권의 분류는 △공업·과학용 화학제 도·소매업(SK convergent) △엔진오일 도·소매업(SK nextmotion) △내연기관용 연료첨가제(SK connectiv) △가스·석유 탐사업(SK proneer) △자동차 엔진용 윤활유(SK enmove)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명칭의 대상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루브리컨츠,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등과 SK그룹의 수소사업 핵심 계열사 SK E&S로 알려졌다.

이들 계열사 중 지금까지 사명이 변경된 곳은 없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와 LG화학과 배터리 분쟁 등으로 사업 환경이 좋지 않아 결정이 미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업황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어 그동안 검토돼 온 SK이노베이션 자회사들의 사명 변경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