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폐플라스틱 자원화 확대…석유‧화학원료 얻는다
화학업계, 폐플라스틱 자원화 확대…석유‧화학원료 얻는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7.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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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공법 통해 재활용…유색·불순물 있어도 원료 추출
한정애 환경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달 21일 SK이노베이션 대전 환경과학기술원을 방문해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SK종합화학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시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한정애 환경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달 21일 SK이노베이션 대전 환경과학기술원을 방문해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SK종합화학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시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화학업계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석유 등의 원료를 얻는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발맞춰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구성해 7월 중 시나리오안을 마련하고, 8월 산업·노동·청년·시민사회·지자체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한 이후 9월 국민정책참여단 대국민토론회, 일반국민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거쳐 오는 10월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화학업계는 이를 위해 물리적으로 재사용하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 재생 공법으로 원료부터 다시 쓰는데 방점을 뒀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사업 자회사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사업 모델을 도입한다. SK종합화학은 회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한다.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폐플라스틱을 고온 분해해 얻은 열분해유로 화학제품 시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연구원은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열분해유의 불순물을 대폭 줄였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24년까지 울산2공장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해 11만톤(t) 규모의 C-rPET공장을 신설한다. C-rPET은 폐페트(PET)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술로 생산한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처음으로 폐페트 플레이크(Flake, 조각)를 연간 5만t까지 처리할 수 있는 해중합 공장을 신설한다. 또 해중합된 단량체(BHET)를 다시 페트로 중합하는 11만t 규모의 C-rPET 생산설비를 오는 2024년까지 구축하면서 양산 판매한다.

화학·소재 기업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페트 재생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친환경사업을 확대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자원이 될 폐플라스틱 확보를 위해 대한민국 재향군인회와 지난달 23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를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군대에서 사용된 비전투용 생활용품의 폐플라스틱을 재생 페트용 원료로 공급받는다.

화학업계의 화학적인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색이 있거나 불순물이 포함돼 물리적 재활용이 어려웠던 점을 해소했다는 게 특징이다.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버려질 플라스틱도 구분 없이 모두 재활용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얻은 열분해유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수준에 따라 순도 높은 납사 등 화학 원료를 얻을 수 있다. 폐플라스틱 100만t을 열분해하면 원유 540만배럴에 해당하는 원료의 추출이 가능하다.

롯데케미칼이 폐페트를 화학적으로 재활용해 생산하는 C-rPET는 기존에 재활용이 어려웠던 유색, 저품질 폐페트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반복적인 재활용에도 품질 저하가 없는 게 특징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군으로부터 얻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 재생 공법으로 폐기물 종류나 오염도와 관계없이 고순도 원료를 추출해 대부분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으로 만든다.

화학업계의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재활용 사업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발맞춰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재생원료 사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요 원료의 순환 로드맵을 수립한다. 또 산업별 재생자원 이용 목표율을 설정·강화하면서 원자재 절감을 추진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