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연내' 금리 인상 못 박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연내' 금리 인상 못 박았다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6.2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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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7·8월 금통위서 금리인상 확실시
"금리 올려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
24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을 확실시했다. (사진=한국은행)
24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을 확실시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을 확실시 했다. 경기회복세를 고려해 올린다는 입장인데, 당초 한은 예상보다 회복세가 빨라진 상황인 만큼 국내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지게 됐다.

24일 오전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경기회복세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며 현 경기 상황을 진단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은 점점 높아질 것"이라며, "지금 금리 수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0%대 물가와 경기 침체가 우려됐던 상황에 대응해 낮춘 것으로 경기 회복세에 맞춰서 (금리)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 "이미 금년에 적절한 시점부터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바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을 예고했다.

지난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식에서 이 총재는 "현재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에서는 이 총재는 "저도 연내 (금리인상이) 사실상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지난 11일) 창립기념사를 말할 때부터 생각했다"라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올해 안'으로 못박았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금리 인상이 긴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도 밝혔다. 이 총리는 "금리가 조금 오르더라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 총재가 금리인상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전문가들은 3분기 인상을 확실시하고 있다.

지난 18일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신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소비자물가는 0~2% 내외로 관리돼야 하는데, 현재 우리 소비자물가는 이를 상회하고 있고, 금리 상승 이후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조기에 금리 상승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 교수는 "올해 3분기 정도에도 0.25%p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상황을 보면서 추가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주열 총재가 연내 금리인상을 확정하면서, 7월과 8월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은 거의 확실해졌다.

한편, 한은은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상반기 소비자 물가는 1월 0%대 중반에서 2~3월은 1%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졌고, 4~5월에는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당폭 상회했다고 밝혔다. 

특히 5월 상승률은 2.6%로 지난 2012년 3월(2.7%)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대해 한은은 농축산물과 유가 등 공급요인이 주도한 가운데 개인서비스 물가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경제가 백신접종 확대 등으로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하면서 경기회복세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서 추가적인 물가상승 유발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레버리지를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경기, 물가 상황과 함께 이러한 점에도 유의하며 통화정책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