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수 필요한 때
[기고 칼럼]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수 필요한 때
  • 신아일보
  • 승인 2021.06.2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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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외식업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지금의 시기를 ‘역사상 최악의 시기’라고 단정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은 도통 열리지 않고 백신접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거리두기와 인원제한 모임은 유효하다. 7월부터 거리두기는 인원의 숫자를 늘리고 영업시간도 약간의 여유를 두어 풀어지긴 하지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가 그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 심리지수는 지난 5월 24일 기준 105.2다. 평년 110이 넘어갔던 것을 생각했다면 아직도 쉬이 낙관을 전망하지 못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월부터 12월까지의 기준값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불경기가 음식장사를 하기엔 최적기다. 확실한 맛과 정성이 보장된다면 소비자들은 실험적인 소비보다 검증된 소비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물론 ‘확실한 맛과 정성’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이윤을 남겨야 하는 장사의 본질에서 이윤을 넘어서는 과한 정성을 들이긴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뉴의 맛을 위해 정성을 들이는 점주가 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용이해진다. 특히 소자본 창업일수록 재료의 신선함과 맛의 진정성이 중요한데, 이는 점포 크기 뿐 아니라 상권이 좋지 못한 곳에 창업을 하게 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좋은 재료로 정말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동네 맛집’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음식점 주인의 뚝심이다. 예를 들어 요즘 고춧가루가 비싼데, 사람들은 국산과 중국산을 구별할 줄 모른다. 가격차이는 어마어마한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산 수산물과 양념을 쓴다는 문구를 매장 내에 큼지막하게 써서 걸어둔다는 것은 보통 결단력과 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을 위해 우리가 이것 하나만큼은 양보하지 않고 밀고 나간다 하는 결기를 내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뿐만 아니다. 불경기에는 푸드테크를 이용한 스마트한 창업도 과감히 시도해 볼만 하다. 소비자들은 맛은 익숙한 것을 찾지만 공간과 시설은 낯선 곳에 끌리기 때문이다. 키오스크는 물론, 서빙로봇, 스마트한 메뉴보드 등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킬 필요가 있다. 초기투자비용이야 들겠지만 후에 인건비 절감은 점주로서 다양한 편의성이 보장되니 과감히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당(唐)나라의 문인이자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가 옛날 항우(項羽)와 유방(劉邦)이 천하를 놓고 싸우면서 경계선으로 삼았던 홍구(鴻溝)를 지나다가 시를 하나 지은 적이 있다. “용도 지치고 범도 피곤하여 강과 들을 나누니, 억만창생의 목숨이 보전되었네. 누가 왕에게 권해 말머리 돌려, 실로 일척에 건곤을 걸게 했는가”라는 시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서 ‘건곤일척(乾坤一擲)’이 유래했다. 주사위를 한 번 던져 승패를 건다는 뜻으로, 운명을 걸고 온 힘을 기울여 겨루는 마지막 한판 승부를 이르는 말이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하지만 매 도전마다 힘을 모두 소진 할 정도라면 도전하는 게 두려움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중요도를 설정하고 중요하다 생각하는 도전에 힘을 더 쏟기 마련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외식업을 경영하는 이들의 중요 도전은 바로 지금이다. 지금 이러한 시기에 음식점 창업을 결심했다면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제공하겠다는 마음 혹은 스마트한 푸드테크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마음, 이러한 ‘건곤일척’급 승부수는 띄워야 하지 않겠는가.

/김철호 내고향시푸드 대표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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