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조선편②]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기술의 대우' 고도화
[살길은융합-조선편②] 대우조선해양 이성근, '기술의 대우' 고도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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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이상 '대우맨' 근무하며 기술·미래연구 고민
취임 후 기술력 성과 두드러져…생산부터 IT 접목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조선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40년 ‘대우맨’으로서 ‘기술의 대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T)과 접목한 스마트 선박 개발에 힘쓰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2019년 4월 취임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디지털, IT를 생산 현장부터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 이 사장이 40년 이상 대우조선해양에 몸담으며 고민했던 기술·미래연구 등에 대한 구상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사장 취임 이후 기술력을 확보하며 수주 경쟁력을 키우는 데 매진했다.

이 사장은 지난 1979년 대우조선해양의 전신 대우조선공업에 입사해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지난 2006년 선박해양기술연구소장을 지냈으며 2009년 미래연구소장, 2011년 중앙연구소장 등을 거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미래기술력을 고민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사장 취임 이후 스마트 기술력 부문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7월 세계적 선급협회인 영국 로이드(LR)로부터 스마트십 사이버 보안 솔루션 인증 상위등급(Digital AL3 SAFE SECURITY)을 획득했다. 스마트십 사이버 보안은 운항 중인 선박의 각종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해킹 등의 외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술이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대한민국기술대상, 세계일류상품,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 선정됐다. 특히 올해의 10대 기계기술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스마트 에너지 세이빙 시스템(Smart Energy Saving System)이 선정됐다.

스마트 에너지 세이빙 시스템은 대우조선해양의 자체 스마트십 솔루션인 ‘DS4(DSME Smart Ship Platform)’가 연계돼 선박 연료 소비를 줄이면서 최고의 성능을 내도록 개발됐다. DS4는 최신 IT기술을 활용해 최적·안전 운항과 스마트 유지보수 기능을 지원하는 대우조선해양 고유의 스마트십 솔루션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앞서 지난 2019년 6월에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선원교육시스템을 개발했다.

올해 4월에는 디지털 생산센터를 열고 첨단 디지털 기술을 선박 생산에 접목시켜 스마트 조선소로 전환에 속도를 내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디지털 생산센터는 드론 등으로 건조 중인 블록의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생산관리센터’와 실시간으로 시운전 중인 선박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시운전센터’로 구성됐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세계 조선업계 처음으로 저숙련자도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형 열간가공(熱間加工) 로봇 ‘곡누리’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는 등 생산부터 첨단 IT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다.

열간가공은 약 섭씨 8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철판을 가열한 뒤 급속히 냉각시키는 곡면 성형 공법이다.

대우조선해양 시흥 연구·개발(R&D)센터에서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DS4’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시흥 연구·개발(R&D)센터에서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DS4’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이 사장 취임 후 IT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9년 7월 글로벌 선박 엔진업체 만 에너지 솔루션(MAN Energy Solution)과 선박 엔진 디지털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선박 엔진 디지털화는 실제 운항 중인 선박 엔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최적 운항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엔진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이를 조기 발견하고 육상에서도 원격 진단할 수 있다.

이어 △미국선급협회(ABS)와 선박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 △액화천연가스(LNG) 전문 선사 현대LNG해운과 스마트십 기술개발·실증을 위한 공동 연구 협약 △국내외 주요 산업계·대학·연구소와 ‘친환경 스마트 선박 유체기술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가칭)’ 구성 등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취임부터 강조해 왔던 ‘인재와 기술의 DSME(대우조선해양) 실현’이라는 경영방침을 올해는 더 고도화해야 한다”며 “기술 DSME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라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