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빨라지며 국내 증시 출렁…"시장 충격 안 클 것"
美 긴축 빨라지며 국내 증시 출렁…"시장 충격 안 클 것"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6.2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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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논의 구체화 7월 FOMC 결과에 좌우
시장 예상 가능 범위…변동성 적을 것 '중론'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7.14p(0.83%) 내린 3240.79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7.14p(0.83%) 내린 3240.79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발 조기 긴축 가능성으로 우리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작년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에 풀었던 돈을 조이고,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올리면 시장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긴축은 과거와 달리 예상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야기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3% 떨어진 3240.7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오면서, 17일(한국시간) 코스피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다가 다음날인 18일 소폭 반등 뒤 재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2023년 금리 인상에 앞서 연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본격화하면, 지난 2013년의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2013년 5월 테이퍼링을 언급한 이후 국내 국채 수익률은 가파르게 올랐다. 또, 자본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한편, 우리 증시가 급락하는 긴축 발작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긴축 논의가 구체화할 내달 FOMC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 FOMC 회의와 8월 잭슨홀 회의 이전에 발표되는 물가·고용 지표 결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상승해야 한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진행할수록 자산 가격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긴축이 시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충격은 덜할 것이라고 봤다. 과거 버냉키 발 증시 조정과 달리, 이번 중앙은행의 긴축은 시장 예상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변동성은 예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데 무게를 뒀다. 

이재선 연구원은 "2013년 6월 당시 버냉키 발 증시 조정의 근본적인 원인은 주변국 성장 모멘텀을 고려하지 않은 조기 긴축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당시 미국과 달리 일부 신흥국 지역은 성장이 둔화하면서 금리 인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었지만, 이번 긴축은 충분히 시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2023년 기준금리 2회 인상 전망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연준이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핵심지표는 여전히 완전고용임을 재천명한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경기회복 및 완전고용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우려가 소멸할 경우 국내 증시는 다시 강세장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긴축과 경기둔화로 인한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이후에는 다시 강세장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긴축은 증시 급락을 유발하지만, 한편으론 지루한 조정장의 재료가 소멸하는 이벤트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2013~2014년 테이퍼링 국면에서 주가는 5~8% 정도 조정이 있었지만, 이후 상승 추세가 이어졌다"며 "이번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도 남아있는 만큼, 시장에서 정상화에 대한 논의는 뜨겁겠지만 주식시장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