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이주 수요 증가에 '서울 최대 상승세'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이주 수요 증가에 '서울 최대 상승세'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6.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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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 등 대단지 이주 본격화…최근 시장 매물은 감소세
지난주 상승률, 25개 자치구 중 최고…5월부터 오름폭 확대
서울시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세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등 정비사업 단지에서 이주 수요가 대거 발생하며,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공급 물량이 앞으로 늘어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 서초구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시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56% 올랐다. 이는 전주 오름폭보다 0.17%p 높은 것으로, 지난주 서울 25개 자치구별 상승률 중 최고치다.

서초구 전셋값은 지난달 들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5월 첫째 주 0.01% 상승에서 둘째 주 0.07%로 상승 폭이 커졌고, 셋째 주에는 0.16%로 오름폭이 더 확대됐다. 5월 넷째 주와 6월 첫째 주에는 각각 0.26%와 0.39% 올랐다.

최근 전세 물량은 감소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초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2896개다. 지난달 1일 3063개 대비 5.4% 적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정비사업 단지에서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되며, 전세 수요가 급증한 것이 서초구 전셋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 1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2120가구 이주가 시작됐다.

구본일 한국부동산원 연구원은 "인근 정비사업 수요 영향으로 서초구 전셋값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며 "매물도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근 지역으로 상승세가 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급등할 요인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서초구의 경우 전세 물량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는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단지 이주가 추가로 예정된 만큼 서초구 전셋값 상승 폭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에 신반포 18·21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서 1700여가구가 이삿짐을 쌀 예정이다.

여기에 강남권 입주 물량이 적다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8716가구로, 작년 1만2023가구 대비 27.5% 적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특정 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 이주수요가 발생하면, 인근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등 서울 내 전세수요는 여전한 가운데,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