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내 금리인상 확실시…이르면 3분기도 가능
한은, 연내 금리인상 확실시…이르면 3분기도 가능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6.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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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하며 정부·중앙은행 '비상'
국내 물가 상승·경기 회복세 빨라 조기 금리 인상 필요성↑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총재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총재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한 가운데, 17일 우리나라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현재의 물가 오름세와 경기 회복 기조가 지속될 경우 이르면 올해 3분기 중으로도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준은 전일 FOMC를 통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연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작년 3월 1.00~1.25%에서 0.00~0.25%로 인하한 후 제로 금리가 계속 유지된 것이다. 

다만 기존 전망치보다 물가상승률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당초보다 1년 빨라진 2023년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줄었고, 경제 활동과 고용 지표 개선이 뚜렷한 까닭이다. 

6월 FOMC가 예상보다 매파적인 결론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리 정부와 중앙은행의 경계심은 커졌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열고 "이번 FOMC 결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소 확대됨에 따라, 우리 금융시장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냉철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또한 이날 열린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서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및 물가 상황과 이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국내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백신 보급이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 기조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국내 소비자물가는 0~2% 내외로 관리돼야 하는데, 현재 우리 소비자물가는 이를 상회하고 있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어서 이런 물가 오름세를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라고 볼 수 없을 듯 하며, 금리 상승 이후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조기에 금리 상승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 정도에도 0.25%p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상황을 보면서 추가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석하 숙명여대 교수도 "우리나라 경기는 제조업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고, 활발한 유동성으로 자산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올해 3분기 정도에는 백신 보급으로 대면 서비스도 회복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중앙은행이 이제는 연내 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은행이 연내 금리를 올리더라도 그 수준이 크지 않아 시장 충격은 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당겨질 가능성이 있지만, 0.25%p 이상으로는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에 큰 악재가 되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추후 인플레이션이 더 과도해진 다음 뒤늦게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 역시 "0.25%p 정도의 금리 인상으로는 우리 경기에 급작스럽게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 것"며 "이정도로 금리를 올리는 걸 중앙은행이 주저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