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베트남 사상 첫 WC 최종예선 진출…“목표 달성”
‘박항서 매직’ 베트남 사상 첫 WC 최종예선 진출…“목표 달성”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6.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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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유상철 애도”…눈시울 붉힌 박항서 감독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팀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WC)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박 감독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영상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예선에서 한국팀과는 안 만나는 게 좋겠다.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WC 최종예선은 12개 팀이 2개 조로 나퉈 토너먼트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이에 따라 한국과 베트남도 한 조에 엮일 수 있다.

박 감독은 이어 “만약 한국팀과 만나게 된다면 베트남 축구팀 입장에서는 도전이 될 수 있다. 다. 그 자체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코치와 선수로 만났던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최근 세상과 작별한 데 대해서 “유 감독은 내 고등학교 후배다…도와주지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 인생을 좀 더 돌아보고 베풀면서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잠시 말문을 잇지 못하던 박 감독은 “최종예선 진출은 기쁘지만, 기쁨도 잠시다. 최종예선에서 만날 팀들은 한 수 위 팀들”이라며 “(베트남)선수들한테 이미 얘기 했다. 최종예선과 2차 예선의 수준 차는 굉장히 크다고 말이다.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망신 당하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보였다.

다만 선수들에게 아시아 정상 팀들과 겨뤄보는 것은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말레이시아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가 베트남에서 해야 할 일은 거기까지인 걸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해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직에서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내 최대 ‘과제’이자 ‘목표’였다. 이를 달성했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한 것이고 계약기간은 내년 1월까지다. 이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그동안 베트남 축구의 발전상을 얘기하며 “그러나 아직 열악하고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 아직 영양사도 없다. 대표팀을 운영하는 데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한데 이는 결국 재정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베트남 국민들이 축구를 매우 즐기고, 사랑하는 국민인데다 베트남 경제도 최근 쾌속 발전을 이루고 있어 축구 환경도 나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베트남 정부와 축구협회에 각 대표팀과 프로팀의 구단 상품 가치를 높여 줄 전문인원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인 건의를 하고 있다며 베트남 정부 및 축구협회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마지막으로 “베트남의 최대 장점은 전문가의 이야기를 경청하려는 자세, 또 적극적으로 이를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신아일보] 이상명 기자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