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토, 중국 ‘안보 위협국’ 명시…우리의 선택은?
[기자수첩] 나토, 중국 ‘안보 위협국’ 명시…우리의 선택은?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6.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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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에 이어 나토도 중국 압박에 나섰다.

나토 30개국 정상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중국을 명시적인 야심을 가진 국가라고 맹비난한 뒤 자기주장만을 하는 중국의 행동은 세계 규칙을 위반하고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는 곧 동맹 안보 영역에 구조적 도전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나토가 중국을 안보 위협국으로 규정하고 對 중국 압박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 나토회의에서 같은 중국을 두고 ‘기회이면서 도전’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한다면 중국을 바라보는 나토의 시각이 강경화 노선으로 급선회한 것을 보여준다.

중국은 진정 국제사회에서 위협적인 존재일까.

다수의 국제기구에서 탈퇴를 선언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은 ‘미국의 귀환’을 주장하며 탈퇴한 국제기구에 재 가입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외교적 관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공산주의 국가와도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 반면 바이든은 동맹을 강조하며 그 무엇보다 세계무대에 미국이 다시 돌아왔음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귀환이라니…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 재편이 아닐까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나토 정상들은 중국이 나토 조약에 명시된 근본적 가치와 대치되는 강압적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며 중국이 세계 속 주요 강대국으로서 국제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이고, 국제 체제 안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나토 정상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그동안 나토를 비롯한 주요 세계기구들은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우려해왔다. 이는 중국의 국제 약속 위반이나 안하무인의 행동을 지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상 이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서양 열강 위주의 국제사회 속에서 점차 거대해지는 아시아(중국)의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이나 중국의 부상은 곧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양 열강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나토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마치 신사의 나라들 인양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그들이 주장하는 동맹국과의 관계나 세계 기후변화 같은 공통의제에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자신들의 부가가치를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고 있다. 그들의 부를 턱밑까지 추적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개발도상국이 그저 두려울 뿐이다.

핵을 포함한 환경오염에 따른 기후변화 등이 과연 어디에서부터 기인할 걸까 유추해보면 그들의 중국을 향한 주장은 기득권에서 비롯한 이기주의의 끝판왕이 아닐까 한다.

나토 정상들은 2022년까지 세계 공동안보 체제를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나토 2030’이라는 신규 전략 개념 수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나토 2030’의 핵심 의제를 살펴보면 △정치적 협력 강화를 비롯해 △집단 방어 강화 △규칙 기반 국제질서 유지 △기후변화 문제 해결 등이다.

‘나토 2030’은 2020년 12월 공개한 개혁 방안 보고서에서 민주 사회 국가들에 심각한 위협을 끼치는 중국의 악영향 차단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이 권위주의적 방식을 통해 영토 확장의 야망을 키우고 있다며 중국 견제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1900년대 영토 확장을 위해 아시아를 침범하던 그들. 오늘날 무엇이 그토록 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일까.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길은 무엇일까.

지난 1월26일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진핑 주석의 견고한 지도 아래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에서 성공을 거뒀다”며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한 국가”라고 중국을 치켜세웠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중국 전 매체의 대대적인 보도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제 세계는 초불확실성이 발현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서양 열강 중심의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국제 환경이 변화되기를 꿈꾸며, 한국이 끊임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자주국방을 실현하고 세계 리더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아일보] 이상명 기자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