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현충원 대신 대전현충원 참배… 천안함 '눈물'
광주 붕괴사고 분향소 조문… "전두환 부적절" 비판
헌정사 첫 유력 정당의 30대 대표에 오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안보와 안전을 강조하는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과 광주 철거건물 붕괴참사 현장을 찾았다.
우선 이 대표는 천안함 피격 사건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도발, 마린온 순직자들이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보수진영의 핵심 가치인 안보를 강조하려는 일정으로 해석된다.
방명록에는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대표의 첫 공식일정은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였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전직 대통령의 묘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국가를 위한 희생에서 대전현충원에 계신 분들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충분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전현충원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서해 수호에 헌신했던 분들이 계시고, 포항 마린온 헬기 사고로 순직한 장병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한 언급은 많이 했지만, 보훈 문제나 여러 사건·사고 처리에 관해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이 있다"면서 "그런 면을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이 대표는 천안함 46용사,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 제2연평해전·연평도포격 전사자, 마린온 순직 장병 등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 희생장병 묘역을 참배한 뒤 "더는 상처받지 않게 해달라"는 유족 호소에 "꼭 그렇게 하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 그는 "보수 정부가 집권할 때도 (천안함 음모설 등)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 아프게 해드린 것을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면서 "저희가 누구보다 앞장설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현충원 참배가 끝난 후에는 곧장 광주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있는 광주동구청으로 향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 대표의 분향소 방문 일정을 16일경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이를 보고 받고 일정을 앞당길 것을 지시하며 이날 조문을 하게됐다.
보수정당 대표가 공식 업무 개시일에 광주를 찾는 것은 처음으로, 또 하나의 파격 행보로 평가된다.
동시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부터 시작한 외연확장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이 대표는 분향소 방명록에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여당 소속인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나 "시민들 아픔이 큰데 야당으로서 협조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겠다"며 사고원인 진상규명, 재발방지 등을 재차 당부했다.
이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과 호남의 젊은 세대의 미래를 같이 이야기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는데 이런 일로 광주를 찾아뵙게 돼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5·18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면서 "호남의 미래세대와 지역 발전, 일자리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이 거듭 미뤄지는 데 대해서는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 대해 불성실한 협조를 하는 것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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