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택배업계, 사회적 합의 두고 '진땀'
'일촉즉발' 택배업계, 사회적 합의 두고 '진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6.1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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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최종회의 개최…결렬 시 노조 강경 대응 지속
롯데택배 기사 뇌출혈 쓰러져…합의 이행 요구 거세
전국택배노동조합원 120여명이 14일 서울 여의도포스트타워에서 우정사업본부의 사회적 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점거농성을 벌이는 모습. 택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제시한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산정된 적정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전국택배노동조합]
전국택배노동조합원 120여명이 14일 서울 여의도포스트타워에서 우정사업본부의 사회적 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점거농성을 벌이는 모습. 택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제시한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산정된 적정 수수료를 지급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전국택배노동조합]

택배업계는 오는 15일 열리는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를 앞두고 고심이 깊다. 합의 불발 시 택배노동조합의 파업 등 강경 대응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은 15일 서울에서 대규모 서울 상경 집회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집회는 하루 동안 진행되는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에서 택배기사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택배노조는 “택배사들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서도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며 “택배노동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 진행된 2차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서 택배 대리점 단체들은 택배노조가 ‘지연 출근’ 행동에 나선 데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하며 합의를 결렬했다. 택배노조는 2차 회의 하루 전인 지난 7일부터 분류 작업을 거부한다는 취지로 오전 9시 출근, 오전 11시 배송 시작에 나섰다.

이후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 결렬로 지난 9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최근 한 택배기사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택배노조의 사회적 합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롯데택배 기사 임모씨는 지난 13일 오전 4시30분쯤 잠을 자던 중 몸을 비트는 증상을 보여 병원에 이송됐지만 다발성 뇌출혈이 다발로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근로자는 롯데택배 기사로 2년 이상 근무하며 오전 7시 출근 후 통상적으로 자정 넘어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은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에서 노조의 요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사회적 기구 최종회의 때 이번 일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택배 갈등 해결의 관건은 지원인력 규모와 투입 시기다. 택배노조는 택배기사 과로 원인으로 분류 작업을 꼽고 있다. 택배사들은 분류 지원인력을 고용하기로 했지만 채용 문제 등으로 투입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택배노조는 택배사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택배사들은 지원인력과 설비를 단계적으로 갖춰야 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리점들은 지원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지만 비용 부담을 누가 질 것인지를 두고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의 최종 합의를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며 “무엇보다 택배노동자들이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의 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