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정치 역사가 새로 써졌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새 당대표에 36살 이준석 씨가 당선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원 투표에선 2위 나경원 전 의원에 뒤졌으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헌정사 유력 정당의 30대 당대표는 처음이다. 지난 한달여 경선 기간 내내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이준석 돌풍'이 현실화된 순간이다. 한국 정치사의 이변, 그 이상의 일이라는 평가들이 나온다.
당장 내년 3월 대선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30대 당대표의 선출은 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국민적 열망이 파격적인 세대교체 바람으로 나타난 것인데, 국민이 정치권에 보내는 신호가 얼마나 강력한지 가늠해볼 수 있다.
그동안 정치가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고, 쇄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민심은 천심이고, 당심도 결국 민심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 득표율은 58.76%로, 나 전 의원의 28.27%를 크게 앞섰다. 심지어 이 대표는 나머지 4명의 후보들의 득표율을 모두 합한 것(41.25%)보다도 17.5%포인트나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큰일 했다. 정치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다. 실제 역사인 셈이다.
이게 얼마나 파격적인 일이냐면, 제1야당 당대표에게 '여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 대표가 지난 1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했는데, 진행자인 주진우 기자가 한 질문이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런 개인적인 거 물어보면 안된다", "이제 공적인 인물이다"며 '노코멘트'했다.
결국 주 기자는 "30대 미혼이 우리 보수 정당을 이끈다. 벌써 기대가 된다"며 해당 질문을 마무리했다.
제1야당 대표에게 여자친구가 있는지가 궁금할 시대라니. 그리고 이 질문이 방송을 타는 시대라니.
놀라움의 연속이다. 30대 당대표에 놀랐고, 질문에 놀랐다.
이번 역사는 이념적인 문제도, 여야의 문제도 아니다. 하나의 상징 표지이고 기념비적인 일이 된 것이다.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 자체로 혁신이다.
젊은 정치 리더십의 출현이 한국 정치 전반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이 대표 선출을 계기로 누가 얼마나 제대로 변하느냐의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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