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기념관 개관식 참석… 퇴직 후 첫 공식행사
잇단 안보·보훈 행보… 지지자 몰려 '대통령' 연호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국민 여러분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걸 제가 다 경청하고, 알고 있다"며 "지켜봐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이 퇴직 이후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이 사실상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그는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처음으로 제가 (공개 장소에) 나타났는데"라며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차차 아시게 되지 않겠나 싶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사실상의 대권 행보를 시작한 것인지, 향후 정치 일정,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또 장모와 부인의 의혹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최근 가족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첫 공식 행보로 독립운동가 우당 선생 관련 행사를 선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현충원을 참배하고 K-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 천안함 생존자 등을 연이어 만나며 안보, 보훈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행사 참석 취지를 묻자 "어른들께 어릴 적부터 우당의 그 삶을 듣고 강렬한 인상을 많이 받아왔다"면서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엄혹한 망국의 상황에서 정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생생하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가 어떤 인물을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따라 그 존재가 드러난다고 했다"면서 "우당 선생의 기념관 개관은 아주 뜻깊고 대단히 반가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이들과 현장에서 악수로 인사했다.
오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서울시 행사를 여러번 치렀지만 이렇게 취재 열기가 뜨거운 것은 처음"이라며 윤 전 총장을 향해 "환영하고 앞으로 자주 모셔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자 수십명이 몰려들어 '대통령 윤석열'을 연호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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