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직 2년에 노조 찬성" 쌍용차, 매각 속도 낸다
"무급휴직 2년에 노조 찬성" 쌍용차, 매각 속도 낸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6.0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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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자구안 찬반투표서 52.1% 가결…M&A 추진 발판 마련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쌍용자동차는 무급 휴직 2년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안에 노동조합이 찬성한 가운데,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내게 됐다.

쌍용차는 노조가 이달 7∼8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진행한 자구방안 찬반투표에서 투표 참여조합원 3224명의 52.1%(1681명)가 찬성해 최종 가결했다고 8일 밝혔다.

쌍용차는 “우호적인 조건 속에서 성공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고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눈높이에 상응하는 생존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자평했다.

자구안에는 △무급 휴직 2년 △현재 시행중인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효율적인 인력 운영과 생산 대응 △무쟁의 확약 △유휴자산 4개 추가 매각 등이 담겼다.

특히 무급 휴직은 기본 2년으로 하지만 1년간 기술직 50%와 사무관리직 30%에 대해 시행하고 이후 판매 상황을 고려해 무급 휴직 유지 여부를 재협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4800여명의 직원 중 절반가량이 무급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크게 반발한 인적 구조조정은 자구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009년 기업 회생 절차 당시 정리해고로 인해 극에 달한 노사 대립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자구안은 지난 2009년 당사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심해 마련한 안”이라며 “노조는 고용을 안정시키고 회사가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쌍용차는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인원에 대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으면서 실제적으로 인력 구조조정과 생산성 향상의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번 노조의 자구안 찬성을 발판 삼아 경쟁력 있는 투자자 유치와 기업 가치 제고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쌍용차는 인수 의향자의 투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돼 기업 회생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데 집중한다.

쌍용차는 지난 7일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매각주간사로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쌍용차는 6월9일 첫 번째 미팅을 열고 구체적인 매각 일정을 논의한다. 이달 말에는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M&A 절차를 진행한다.

정용원 쌍용자동차 관리인은 “자구안이 포함된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M&A를 조기에 성사시켜 쌍용차의 장기적인 생존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