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업계, 동반성장 꾀해야
[기자수첩] 유통업계, 동반성장 꾀해야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6.07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다. 지난해 촉발된 코로나19로 소비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다.

우선 유통업계 선도그룹의 명단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간 시장을 호령하던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대기업들은 고군분투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포털 기반 쇼핑검색 제공과 빠른 배송(로켓배송) 등을 앞세운 네이버와 쿠팡이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은 네이버와 쿠팡이 각각 17%와 13%로 1·2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롯데의 롯데온과 신세계의 SSG닷컴은 3~5%에 불과하다. 전통강호였던 롯데·신세계가 이제는 네이버·쿠팡을 뒤쫓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굵직한 인수합병(M&A) 소식도 이어졌다. 1세대 오픈마켓 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와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2위인 요기요가 M&A 시장의 매물로 나왔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12%로 네이버·쿠팡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베이코리아의 충성소비자로 볼 수 있는 유료멤버십 회원 수만 2020년 기준 300만명에 달했다. 때문에 이커머스 시장의 패권을 쥐려는 유통대기업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요기요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을 기피하면서 외식문화가 쪼그라든 가운데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며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오는 7월1일 통합 GS리테일로 출범할 예정이다. 편의점·슈퍼마켓 등을 기반으로 한 GS리테일과 TV홈쇼핑·모바일 중심의 GS샵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 요동치는 유통업계에서 한 축을 꿰차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11번가의 아마존과의 전략적 제휴 및 기업공개(IPO), 티몬의 기업공개 등도 올해 업계가 놓쳐선 안 될 이슈들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업계 안팎에서는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 간의 물고 뜯는 혈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신세계의 야구단 인수로 롯데와의 마케팅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승자독식 혹은 적자생존과 같은 무차별적 공격보다는 동반성장하고 유통업계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다. 네이버·신세계의 연합전선 구축, G마켓 내 롯데슈퍼·GS수퍼마켓·홈플러스 입점 등 소비자들의 편의를 제고하고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