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자연실업률 3.9%…실업자 적체"
한은 "작년 자연실업률 3.9%…실업자 적체"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6.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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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공급 위축으로 추세적 상승
실업률 및 자연실업률 추이. (자료=한은)
실업률 및 자연실업률 추이. (자료=한은)

한국은행이 노동시장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추정했을 때, 작년 한국의 자연실업률이 3.9%로 추정됐다. 한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존 실업자 유출이 감소하면서 자연실업률 추세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1일 'BOK(한국은행) 이슈노트-구직기간별 실업자 분포를 이용한 자연실업률 추정'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작년 자연실업률을 3.9% 내외로 추정했다.

자연실업률은 총수요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인구구조와 기술진보, 노동시장 제도 등 공급측 요인 변화에 의해 결정되는 변수다. 이 특성으로 인해 실제 실업률과 자연실업률 간 차이 '실업률갭'은 노동시장 유휴수준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통화정책 등 총수요정책의 중요한 정보변수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미관측 변수인 자연실업률을 추정하기 위해 물가와 실업률 간 안정적인 관계(필립스 곡선)에 기반해 시변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최근 필립스 곡선 관계가 약화되면서 물가에 의존하는 자연실업률 추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노동시장 마이크로데이터(구직기간별 실업자 분포)에 기반한 시계열 모형을 활용해 자연실업률을 추정했다"고 말했다.

구직기간별 실업자 분포를 이용해 추정한 우리나라의 자연실업률은 작년 중 3.9% 내외로 추정됐다.

자연실업률 추이를 보면, 2002년 3.7%에서 2011년 3.3%로 추세 하락했으나, 이후 추세 상승해 작년 3.9%를 기록했다.

오 차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자연실업률 추세 상승은 신규 유입 증가보다 기존 실업자의 유출 감소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또, 최근 고용상황을 보면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을 상회하면서 노동시장 유휴수준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다만, 금융위기 기간 중 실업률이 크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실업률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자연실업률 추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추가적인 자료가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연실업률을 구직기간별로 분해해보면, 구직기간 4~6개월 장기실업률 추세 상승이 자연실업률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구직기간 1개월 자연실업률이 금융위기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구직기간 2개월 이상 자연실업률은 상승 추세로 나타났다.

개인특성별로 보면, 여성 및 노년층의 자연실업률 상승이 전체 자연실업률 상승을 견인했다. 오 차장은 여성의 경제 활동참가와 노년층의 노동시장 잔류 경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 차장은 "단기실업자가 물가와 관련된 노동시장 유휴수준을 잘 반영한다"며 "반면, 구조적 실업의 한 장기실업자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