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달라진 세상, 인류의 노력이 필요하다 
[기고 칼럼] 달라진 세상, 인류의 노력이 필요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21.05.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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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철 중소기업미래정책연구소 대표
 

섣부른 믿음이었던 걸까. 전 세계인들은 백신 개발이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백신 개발 후 계속 제기되는 안전성 논란은 사람들 사이에 설왕설래를 벌어지게 하고 있다. 이처럼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확실치 않아지는 현상을 우리는 코로나19가 종료되는 그 시점까지 숱하게 보게 될는지 모른다. 

그때마다 마음이 무너지고 당혹스러워하지 않으려면 무수한 예측을 해봐야 한다. 그 무수한 예측 중 한 가지 확정적 사실이 있다면, 코로나19가 불러올 변화는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이슈들을 망라한 전 분야 적으로 진행되리라는 것이다. 

WBCSD가 발간한 보고서 ‘Vision 2050 issue brief on the Macrotrends and Disruptions shaping 2020-2030’을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일어날 일들에 대한 개략적 내용이 담겨 있다. 전체적인 보고서 내용은 경고성 메시지가 다분하다. 향후 다수의 문제들에 대한 정부적 노력과 민간적 노력이 합쳐지지 않으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력이 전 사회를 물들일 것이라는 경고다.   

그 내용을 공유해보자면 우선 소득과 분배의 불평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게 첫째다. 현재 소득분위 최하위에 위치한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심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이 제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부분은 일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질 형편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단기적으로는 부유층의 부를 감소시켜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코로나19는 장기적으로 국가 내, 국가 간 불평등 수준을 증가시킬 것이며, 이 과정에서 향후 정부의 정책적 대응 방향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청년층의 부정적인 경제적 영향도 보고서에 담겨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건강을 위협받는 세대는 노년층이지만, 장기적이고 부정적인 경제적 영향은 청년층이 받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2020년대 초기에 처음 노동시장에 진입하기를 희망하는 청년층에게는 매우 불리한 상황일 것이다. 대부분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며, 경기 침체기 동안 나이가 듦에 따라 그들의 수입은 장기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다. 2007~2008년 금융위기 여파가 수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에 영향을 미친 것과 같이, 코로나19도 향후 수년간 Z세대의 세계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민족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이슈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 세계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대응은 많은 국가에서 민족주의의 강화와 다자주의의 약화로 나타났다. 수많은 국가들이 일방적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의약용품의 수출을 금지했다. 

세계적 위기는 유로존(Eurozone)과 유럽연합(EU) 국가들 간 이미 약화된 관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 고조는 물론, 다른 주요한 무역 관계도 악화시켰다. 국제사회의 지원 부족으로 인해 많은 빈곤국들이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나, 팬데믹과 그에 따른 결과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다자간 조정과 협력의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가 민족주의적 고립보다 세계적, 또는 적어도 지역적 연대를 선택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히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코로나19의 영행력 예측을 보고 있노라니 코로나19는 사회의 양극화와 불안정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을 해보자면 코로나19는 수많은 지역에서 지역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연대와 상호책임 정신을 높이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가 불현듯 떠오른다. 지구의 사막화로 인해 다른 행성을 찾아야 했던, 어쩌면 지금의 우리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 속에 있는 그들은 이 말을 항상 되뇌고 있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이자 다짐인 그 말을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장우철 중소기업미래정책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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