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이 다시 반등하면서 '2·4 부동산 대책' 약발이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약발이 있었나 싶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통계만 보더라도 최근 서울아파트값 상승률 추이가 반등으로 돌아선 것은 맞다.
2월 첫째 주 0.1%던 상승률은 4월 첫째 주 0.05%로 낮아졌다가 5월 셋째 주 0.1%로 원상회복됐다.
상승률 추이 통계그래프의 착시현상으로 그래프가 하향곡선을 보이니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1억원 오르다가 5000만원이 오르면 상승 폭이 둔화된 것이지 집값은 여전히 오른 것이다. 1억원 떨어진 곳도 있다지만 5억원 오르고 1억원 떨어진 것이 과연 떨어진 것인가?
최근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행보를 보면 '과연 집값을 잡을 의지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은 4년 차 특별회견에서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실수요자들은 집을 살 수 있게 정책변화를 시사했다.
사실상 집값 잡기 실패를 인정한 것으로 집값 잡기의 희망고문마저도 사라지면서 이제는 각자도생(各自圖生)만 남았다.
여당의 부동산특위에서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등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왔고, 심지어 여당 대표는 최대 90%까지 대출을 허용해 돈 없는 수요자들도 집을 살 수 있게 한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 발언까지도 한다.
구매 능력이 부족한 이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제도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것은 집값 안정과는 다른 문제로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 오히려 빚으로 구매 능력을 올린 수요자들이 '집을 사자'로 나서면 가계부채 위험은 커지면서 집값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여당의 부동산특위는 재산세 감면만 확정되고 정작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완화는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설사 완화가 되더라도 집값 잡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생색내기 식 소폭 완화가 될 뿐이다.
재산세 감면은 표심 잡기에는 다소 영향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집값 안정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산세 무서워서 집을 팔거나 못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강화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바람과 달리 집값은 오히려 더 오르고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했다면 양도세는 풀어서 출구전략을 만들어줬어야 함에도 오직 강공으로 밀어붙이니 매물동결 현상과 풍선효과라는 부작용만 발생했다.
최근에는 취득세 중과 등 규제에서 빠질 수 있는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소형주택들에서 불티가 나고 있다고 한다. 역시나 정부 정책의 부작용인 풍선효과다.
애당초 실현 가능성이 낮았던 공공재개발 등 공공주도 공급계획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태로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공급의 필요성을 인정했는데, 당연한 말이다.
민간이 하기 어려운 부분을 공공이 보완하거나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지 공공만으로 주택공급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지금 경제 여건상 불가능하다.
집값을 안정시킬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표심 잡기 정치 논리와 가치관은 내려놓고, 시장에서 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완화 등 단기간에 효과가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여기에 민간과 공공이 힘을 합쳐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는 장기 정책을 함께 만들어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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