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톱2’ ESG 경영 격돌…백복인·백영재 친환경 경쟁 새판
담배 ‘톱2’ ESG 경영 격돌…백복인·백영재 친환경 경쟁 새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5.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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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글로벌 담배 톱3보다 높은 AA등급 2050년 '탄소중립' 선언
한국필립모리스, '담배연기 없는 미래' 목표 비연소 제품 비중 제고
백복인 KT&G 사장(좌)과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우). [사진=각 사]
백복인 KT&G 사장(좌)과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우). [사진=각 사]

국내 담배시장을 선도하는 KT&G와 한국필립모리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전사적으로 나서며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각 백복인 사장과 백영재 대표의 주도 아래 ‘탄소중립’과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목표로 담배기업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차근차근 극복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와 필립모리스는 업종 특성상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고 환경적·사회적 우려가 타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큰 까닭에 ESG 경영을 강화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배가시키는데 몰두하고 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업계 1위 KT&G는 3연임에 성공한 백복인 사장이 이러한 흐름을 일찍부터 읽고 준비하면서 ESG 경영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 올 2월 전 세계 8500여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ESG 평가에서 KT&G는 지난해 A등급에서 올해는 한 단계 상승한 AA를 획득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 등 글로벌 ‘톱3’ 담배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AA등급부턴 산업군 내 ESG 리더로 분류된다. 

KT&G는 지난해 ‘ESG 기획팀’과 ‘에너지환경기술팀’을 신설했다. ESG 기획팀은 KT&G의 ESG 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트롤타워다. 에너지환경기술팀은 친환경 인프라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달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은 두 팀이 적극 관여한 결과물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대비 20% 줄이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달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선언도 탄소중립의 세부 프로젝트 중 하나다. KT&G는 2030년까지 총 1200여대의 업무용 차량 전체를 전기차 등의 친환경차로 전환해 2만여톤(t)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이 외에 담배꽁초 투기 방지를 위한 ‘쓰담쓰담(쓰레기통에 담배꽁초를)’ 캠페인 등도 전개 중이다.  

KT&G는 사회복지·장학사업·청년창업·문화예술 등 다방면에 걸쳐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관련 지출액은 2018년 669억원, 2019년 1010억원, 지난해 671억원이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쓴 사회공헌비용만 약 1조1000억원에 이른다. 

백복인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 총회에서 “ESG경영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KT&G 주요 담배 패키지에 삽입된 ‘쓰담쓰담’ 캠페인. [사진=KT&G]
KT&G 주요 담배 패키지에 삽입된 ‘쓰담쓰담’ 캠페인. [사진=KT&G]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의 그린 타이거 캠페인 활동. [사진=한국필립모리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의 그린 타이거 캠페인 활동. [사진=한국필립모리스]

한국필립모리스의 ESG 경영은 PMI 전체 비전인 ‘담배연기 없는 미래’ 실현과 맞닿았다. 비연소 제품으로 공중위생보건을 개선하고 더욱 나은 환경과 사회를 만들겠단 의미다. PMI는 2025년까지 총 매출액 중 비연소 제품 비중을 50%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올 1분기 기준 28%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백영재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았던 지난해 7월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 정도경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4월엔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그린 타이거’ 캠페인을 통해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전용 담배인 ‘히츠’를 제조 중인 경남 양산공장을 친환경 생산기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2019년 공장 내 모든 수도꼭지에 물 절약장치를 설치해 1755톤(t)의 물 사용을 절감했다. 지난해 6월엔 재활용수 급수장치 설비로 연간 8000t가량의 물 소비량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내달엔 AWS(Alliance for Water Stewardship) 인증에 도전한다. AWS는 수자원 관리를 위한 국제단체다. 자체 기준을 가지고 인증을 부여하고 있는데, 국내엔 AWS에 등록된 공장은 있으나 인증을 받은 생산공장은 없다. 양산공장이 AWS 인증을 받게 된다면 국내 첫 사례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 외에 공장 내 모든 공간에 적정온도 범위 설정으로 연간 700t이 넘는 탄소배출 저감 성과를 거뒀다. 지난 1998년부터 매년 ‘바다사랑 캠페인’으로 해양쓰레기 문제를 널리 알리는 등 여러 환경보호 활동도 전개 중이다. 

사회공헌과 관련해선 전국 10만여개 소매점에 ‘청소년 흡연 예방 스티커’를 배포했고, 최근 3년간(2018~2020) 사회공헌 분야에 약 58억원을 기부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