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융사 '장외파생 거래액' 전년 대비 5.2%↓
작년 금융사 '장외파생 거래액' 전년 대비 5.2%↓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5.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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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따른 대외무역 축소로 '외화 헤지 수요 감소'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단위: 조원, %). (자료=금감원)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단위:조원,%). (자료=금감원)

작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기둔화 영향으로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소폭 줄었다. 기업의 대외무역이 줄면서 외화 헤지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총 거래규모는 1경7019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1경7945조원 대비 926조원(5.2%) 줄어든 것으로,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지난 2016년(1경2644조원) 이후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다가 작년 들어 소폭 감소했다. 

금감원은 외화 및 금리 관련 헤지수요가 줄면서 통화선도 및 이자율스왑 거래가 줄어든 것이 전체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봤다. 작년 통화선도는 1경2530조원으로 전년 대비 657조원(5%) 줄었고, 이자율스왑 거래는 3496조원으로 같은 기간 155조원(4.2%) 감소했다.

통화선도는 환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이자율스왑은 이자율리스크 헤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명목 원금에 대한 이자(주로 고정 및 변동금리)를 상호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와 글로벌 교역 감소 등으로 기업의 대외무역 규모가 줄면서 외화 헤지수요가 감소했고, 이자율 관련 장외파생상품은 작년 5월 기준금리 인하로 낮은 수준의 금리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금리 관련 헤지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9935조원으로 전년 말(1경435조원) 대비 500조원(4.8%) 감소했다. 통화선도 잔액이 1년 전보다 16.9% 줄었고, 이자율스왑도 같은 기간 0.6% 줄어든 것이 전체 잔액 감소를 이끌었다. 

기초자산별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을 보면, 통화 관련 거래가 1경3250조원(77.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이자율(3527조원·20.7%)과 주식(193조원·1.1%), 기타( 27조원·0.2%) 등이 뒤를 이었다. 잔액 기준으로는 이자율(6403조원·64.4%)과 통화(3376조원·34.0%), 신용(75조원·0.8%), 주식(64조원·0.6%) 순으로 집계됐다. 

권역별 거래규모 면에서는 은행이 1경3535조원으로 79.5%를 차지했고, 증권사(15.0%)와 신탁(자산운용사 포함 4.4%)이 뒤를 이었다. 은행은 통화선도(1경210조원)와 이자율스왑(2756조원) 등 대부분 장외파생상품에서 가장 큰 거래 규모를 보였다. 

작년 금융사가 장외파생상품을 중개·주선한 거래 규모는 231조3000억원으로 전년 213조2000억원보다 18조1000억원(8.5%) 증가했다. 이 중 주식 관련 장외파생상품의 중개·주선 거래 규모는 16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 경기 및 글로벌 교역 등 실물경제가 위축됐고, 경기 회복을 위한 저금리 기조 하에서 낮은 수준의 금리 변동성이 유지되면서 기업 및 금융기관의 통화 및 금리 관련 헤지수요가 줄어 장외파생상품 거래도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작년 하반기 이후 수출입 등 대외무역 규모가 늘면서 관련 리스크 헤지수요가 증가하면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