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역위원장 공모… 국민의힘 "지분 알박기냐"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공모… 국민의힘 "지분 알박기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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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 때 공동위원장 체제… 결국 지방선거 '대패'
지상욱 "아무리 지분 싸움이지만 황당"… 이태규 "궤변으로 내정간섭"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통합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서자 국민의힘이 '지분 알박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몸값을 불리기 위한 포석으로 읽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억지 궤변으로 내정에 간섭하고 있다"고 맞서면서 감정 싸움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전날부터 오는 21일까지 국회의원 선거 단위 253개 지역구에서 지역위원장 공모 신청을 받고 있다. 자체적으로 조직 정비를 하는 차원이라는 게 국민의당 설명이다.

다음달 11일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를 마치면 양당은 통합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253개 지역위원장을 갖춘 상태로 합당할 경우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253명과 배분 문제를 두고 갈등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난 2018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합당할 때도 지분 싸움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국 공동위원장이란 체제로 각 지역마다 2명의 대표를 내세웠다가 불란만 야기한 바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협상 과정에서 당협위원장직 중 상당수를 넘겨달라고 요구할 공산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현재까지 7개 시도당 위원장만 유지했다가 합당 논의 직전에 지역위원장을 공모하기 시작한 것은 의구심을 키울 대목이다.

안 대표가 합당 논의 결렬의 차선책으로 독자적인 세력화를 준비하려는 '이중포석' 가능성도 나온다. 국민의힘과의 통합 논의가 불발할 경우 국민의당 차원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조직 정비를 서두르는 게 아니냐 주장이다.

바른정당 출신의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무리 정치가 세력 대 세력, 계파 대 계파의 지분 싸움이라지만 황당하다"며 "본인(안 대표)만 아니라고 우긴다면 이 또한 너무 자기 중심적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안동설(安動說)이 떠오른다"고 비꼬았다.

덧붙여 "통합이 힘들 것 같으니 스스로 독립하기 위해서, 혹은 통합 논의 시 지분 알박기를 위해서, 이 두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부각했다.

이에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SNS를 통해 "지역위원장 공모를 국민의당 독자 노선 추구로 해석해 국민의힘과의 합당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 주장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통합 무산을 언급하는 발상 자체가 순수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총장은 "지분 요구를 위한 '알박기' 운운하는 것도 모욕적"이라며 "전형적인 구시대 사고 방식에 찌든 기득권 논리이고, 타당의 정상적인 정당 활동에 대한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

또 "마치 야권 영역 전체를 특정 정당의 땅인 것마냥 기정사실화하며, 국민의당을 마치 지주가 소작농 다루려는 듯한 태도에 강한 불쾌감을 느낀다"며 "누가 특정 정당에 그런 권한과 권위를 부여했느냐, 국민의당은 자강 노력도 없이 손가락을 빨며 지켜보라는 얘기냐"고 피력했다.

이 총장은 "야권의 혁신적인 대통합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당당하고 원칙 있는 정치, 언행일치 정치를 지향하는 정당"이라고 맞섰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