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 눈높이 맞는 장관 세워야… 최소 둘은 부적격"
박병석 국회의장은 13일 "오후 7시 본회의를 열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고 알렸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와 4시 박 의장 주재로 두 차례 회동했지만, 김 후보자 인준안 처리를 두고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지만, 국민의힘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무위가 됐다.
윤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만큼 국민과 야당의 의사를 충분히 수용하고 반영했단 입장"이라며 "총리 인준안 처리에 야당이 협조해주길 요청했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장관으로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민 눈높이에는 장관 후보자 3명 중 한 명도 적합하지 않다"고 맞섰다. 덧붙여 "국회의 원활한 의사 진행을 위해 최소한 2명, 박 후보자와 임 후보자만큼은 부적격자로서, 다른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절차 등에 대해 저희가 동의하기 어렵게 됐다"고 부각했다.
다만 박 의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고 민생도 어려운데 국정을 총괄할 국무총리를 장시간 공백으로 놔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총리 인준 문제는 조속히 결론을 내는 게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와 민생 논의 속에서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총리를 장기간 공석으로 두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더군다나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데, 대통령과 총리가 둘 다 없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관 후보자를 두고는 "정부·여당에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번 장관 후보자 관련 민심을 경청했을 것"이라며 "경청했다면 국민의 뜻에 합당한 조치를 조속히 내달라. 그래서 이 국회가 민생을 논의하게 빨리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고언했다.
박 의장은 윤 원내대표에게는 "여당이니 최대한 성의를 갖고 합의해 오후 1시에는 어떤 행태든 결론 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여당이 민심을 대변하는 제 말을 잘 새기시길 다시 한 번 촉구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