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은의 SWOT①] 세계 속 파리바게뜨,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승부사’
[박성은의 SWOT①] 세계 속 파리바게뜨, 위기를 기회로 바꾼 ‘승부사’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5.14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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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유럽식 베이커리 콘셉트 첫 선, '국민 빵집'으로 성장
정부 출점제한 등 국내 사업확장 여의치 않자 해외진출 속도
치열한 시장경쟁 속 간편식·디저트 성장 동력 삼고 출구 찾기

SWOT는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 4가지 상황을 요인별로 파악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론이다. 본지는 소비재산업을 영위하는 기업과 브랜드, CEO(최고경영자) 등을 대상으로 SWOT 바탕의 현재 경쟁력과 미래성장 가능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서울의 어느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어느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국민 빵집’ 파리바게뜨는 프랜차이즈 빵 브랜드 중에서 압도적인 점유율과 규모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해외에서도 ‘K-베이커리’가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정부의 출점 제한과 편의점·카페 등 경쟁자들이 갈수록 늘면서 성장 속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파리바게뜨는 이를 이겨내기 위해 간편식을 비롯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강점: 국내 베이커리 최대 시장지배력

파리바게뜨는 국내 베이커리 전문점 대표 브랜드이자 SPC그룹의 핵심이다. ‘제빵왕’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주도 아래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대중화 시대를 연 상징적인 브랜드다. 파리바게뜨 탄생 전만 해도 빵은 주로 동네 슈퍼나 제과점에서 사먹는 간식 수준에 그쳤다. 허 회장은 유럽식 베이커리 식(食)문화 전파에 초점을 맞춰 간식은 물론 한 끼 식사로서 빵의 가치를 알리고자 1988년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다. 

파리바게뜨는 ‘매장에서 갓 구운 신선한 빵’ 콘셉트가 호응을 얻으며 빵 전문점의 품격을 높였단 평가를 받는다. 또, ‘생크림 케이크’를 대유행시키며 버터크림 일색이었던 케이크 시장을 뒤바꾼 장본인이다. 2000년대부턴 커피·음료 등 소비 트렌드에 맞는 구색을 다양화하고 지금의 카페형 베이커리로 발 빠르게 전환하면서 3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KB금융지주연구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국내 베이커리 시장 동향과 소비트렌드 변화’ 보고서에서 2018년 기준 파리바게뜨 매장 수는 3366개로 전체 프랜차이즈 빵 전문점 수(9057곳)의 37.2%에 이른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10곳 중 약 4곳이 파리바게뜨다. 2위 뚜레쥬르와 격차는 2배가 넘는다. 빵 전문점 매출액에선 전체의 61%로 압도적이다. 파리바게뜨를 ‘국민 빵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최근 3년간(2018-2020) 개별기준 매출액과 매장 1000호·2000호·3000호 출점 시기. [출처=공정거래위원회, 파리크라상 감사보고서. 그래프=고아라 기자]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최근 3년간(2018-2020) 개별기준 매출액과 매장 1000호·2000호·3000호 출점 시기. [출처=공정거래위원회, 파리크라상 감사보고서. 그래프=고아라 기자]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705억원으로 전년 1조8351억원보다 3.6%가량 줄었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외에도 파리크라상, 파스쿠찌, 쉐이크쉑 등 다수 외식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리바게뜨가 선방한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를 비교적 잘 견뎠단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기준 파리바게뜨의 국내 매장 수는 3400여개로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약점: 규제 발목에 내수시장 성장 침체

파리바게뜨는 국내 사업 확장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성장성에 대해선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이는 정부 규제 영향이 크다. 2013년 베이커리 사업이 정부로부터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지정된 이후 출점 제한 2% 규제를 받고 있다. 전년 점포 수의 2% 이내로만 신규 매장을 열 수 있단 규정이다. 또, 출점 시 인근 중소 제과점과의 최소 500미터(m)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한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규모의 경제는 필수고, 사업 확장이 곧 성장 동력이란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파리바게뜨가 매장 3000호를 처음 넘어선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1년이다. 10여 년간 출점 매장 수는 400여개, 어림잡아 연평균 40여개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성장 한계는 파리바게뜨에겐 위기다. 파리바게뜨와 함께 토종 베이커리 브랜드로서 오랜 경쟁 관계인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최근 매각 직전까지 갔던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재 국회에선 또 다른 규제인 ‘지역상권법(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상정돼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역상권법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새 매장을 열 때마다 해당 상권 상인회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당 법안이 현장에 적용되면 파리바게뜨의 국내 사업 확장에 또 다른 장벽이 생기게 된다. 13일 현재 지역상권법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을 여야 동의 하에 의결된 상황이다.   

◆기회: 글로벌 시장 K-베이커리 가능성 시사

파리바게뜨는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프랑스와 베트남, 싱가포르까지 해외로 뻗어가며 420여개의 ‘글로벌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이다. 

중국에서의 입지는 안정적이다. 2004년 상하이에 첫 글로벌 1호점을 탄생시키고 2010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해 2019년 300호점을 넘어서며 몸집을 키웠다. 300여개 중국 매장 중 70%가량은 가맹점이다. 파리바게뜨는 충칭·광둥성 등 중국 서남부 지역까지 출점을 늘릴 예정이다. 

미국에선 2005년 LA 한인타운 1호점 이후 현재 7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핵심인 타임스퀘어와 미드타운에도 입점했다. 가맹사업은 2016년 5월 캘리포니아 세너제이에 매장을 열면서 시작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다. 2030년까지 미국에 2000여개 파리바게뜨 매장 운영이 목표다. 

파리바게뜨가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진출한 것은 상징적인 일이다. 빵에 일가견이 있는 프랑스 소비자를 대상으로 K-베이커리의 맛과 품질, 서비스에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다. 2014년 7월 파리 1호점에 이어 이듬해 2호점을 출점하며 유럽과 범프랑스 문화권까지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 

파리바게뜨는 캄보디아와 캐나다 진출도 앞두고 있다. 캄보디아에선 2019년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합작 설립했고, 캐나다는 지난해 법인을 세운 후 토론토·벤쿠버 등 주요 도시에 매장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하면서 시장별 맞춤형 특화메뉴 비중 20% 유지 등 ‘맛의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협: 넘치는 빵집 맛집, 편의점과도 경쟁

파리바게뜨의 경쟁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편의점·카페와 무한경쟁 중이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빅3’ 모두 최근 들어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파리바게뜨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간식용 빵뿐만 아니라 고급 식사빵까지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편의점 3사 모두 매장 수가 1만여개가 넘다보니 파리바게뜨보다 접근성이 좋을 수밖에 없다. 

미국 뉴욕의 파리바게뜨 맨해튼 렉싱턴점. [사진=SPC]
미국 뉴욕의 파리바게뜨 맨해튼 렉싱턴점. [사진=SPC]
파리바게뜨가 론칭한 HMR 브랜드 ‘퍼스트 클래스 키친’ [사진=SPC]
파리바게뜨가 론칭한 HMR 브랜드 ‘퍼스트 클래스 키친’ [사진=SPC]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커피전문점도 식사빵 메뉴를 강화하는 추세다. 케이크와 샐러드 등 다수의 메뉴와도 중복된다. 개성 넘치고 특색 있는 빵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입맛도 세분화되면서 개인 빵집 노출도 활발하다. 특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용도가 높은 MZ세대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파리바게뜨는 지금의 위협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시도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가정간편식 ‘퍼스트 클래스 키친’이 대표적이다. SPC의 오랜 베이커리·외식 R&D(연구개발) 역량을 쏟은 브랜드로 간편식 맛과 편의성 제고에 초점을 뒀다. 일반 간편식보다 20~30% 용량을 늘리면서 가격은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서양식 ‘웨스턴밀’은 출시 3개월 만에 일평균 판매량이 5배 가까이 성장하며 소비자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올 초엔 아시안푸드 중심의 ‘아시안 퀴진’을 내놓으며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또, 올 3월엔 자체 프리미엄 디저트 ‘케이크 스토리’를 론칭했고, 홈쿡 트렌드에 맞춰 에어프라이어 전용 간편 베이커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성장세가 지속된 간편식 시장에서 파리바게뜨의 강점을 활용한 식사용 제품군을 강화하고, 디저트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새로운 맛과 식감을 갖춘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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