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협의회 "선계약·후공급, 대형PP 협상력만 높이는 정책"
SO협의회 "선계약·후공급, 대형PP 협상력만 높이는 정책"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5.12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울어진 채널협상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사진=케이블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사진=케이블협회]

케이블TV가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선계약 후공급‘ 법안 논의 이전에, 대형PP가 주도하는 플랫폼과 콘텐츠사업자간 기울어진 채널 협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국케이블TV방송국(SO)협의회(SO협의회)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에게 선계약 후공급 법안 논의에 앞서 플랫폼 채널 자율성 확보 등 종합적인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SO협의회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소속 89개 종합유선방송 회원사 협의체다.

SO협의회는 “선계약 후공급 법안은 대형PP 협상력만 키우는 정책”이라며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채널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 채널 거래 시장의 불균형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소해달라”고 촉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9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공표집)에 따르면, 현재 유료방송 채널 거래 시장은 전체 145개 PP 중 상위 5개 사업자가 전체 PP 프로그램 사용료 매출의 47.6%를 차지하며 대형PP 중심의 극심한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SO협의회는 매년 증가하는 PP프로그램사용료 문제도 언급했다. 2008년 디지털케이블 도입 당시 방송위원회는 PP 보호를 위해 수신료매출액의 25%를 프로그램사용료로 지급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공표집에 따르면 SO는 2019년 기준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액의 55.6%를 종편과 PP등에 지급하는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재송신료 등을 더하면 2019년 기준 SO는 전체 수신료 대비 73.7%를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SO협의회는 “대형PP의 독주 현상은 플랫폼 사업자와 불공정 계약을 야기한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시청률 높은 채널을 앞세워 자사 채널의 추가 편성을 요구하는 ’채널 끼워팔기‘를 언급했다.

이어 “자사채널 끼워팔기는 중소PP 또는 신규채널의 시장 진입 기회를 박탈한다”며, “SO는 강력한 협상력을 가진 대형PP의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SO협의회는 “대형PP와 협상이 어려워질 경우 연간 1회로 제한된 정기 채널개편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대형PP의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로 송출중단 사태가 생기는 등 시청자 피해가 우려 된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OTT의 국내시장 진출로 이용자 선택권 확대가 서비스 고도화의 중요한 요소가 됐음에도,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은 채널운용규제, 채널계약 절차 가이드라인, 채널거래 관련 재허가 부관조건 등 각종 규제에 막혀있다”며 협상 주체 간 형평성 확보를 위해 플랫폼 사업자에게 부여된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제안했다.

SO협의회는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 속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선계약 후공급 법안이 그대로 도입되면 대형PP를 상대로 협상력 열위인 SO는 사업운영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플랫폼 사업자에게만 과다하게 부여된 채널운용규제를 선제적으로 완화 또는 폐지하여 플랫폼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 간 동등한 협상력과 채널거래 자율성을 확보해줄 것”을 촉구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