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틀랜타 총격범 기소…“증오범죄 사형 구형”
美 애틀랜타 총격범 기소…“증오범죄 사형 구형”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5.1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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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흉기공격·테러 등 혐의…비인간적 행위에 경종”
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숍, 스파 등 세곳서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사진=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숍, 스파 등 세곳서 연쇄 총격사건이 발생했다.(사진=AP/연합뉴스)

총기 난사로 ‘한인 4명’을 숨지게 한 미국 애틀랜타 총격범이 기소됐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은 테러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롱에게는 살인, 흉기공격, 총기 난사, 테러리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파니 윌리스(풀턴 카운티 검사장)는 롱에게 ‘증오범죄’ 혐의를 적용하고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윌리스는 롱에게 증오범죄를 적용한 이유에 대해 “총격 희생자들의 인종 및 국적, 성별 등에 근거한 것”이라며 “롱의 행동은 매우 극악하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비인간적 행위이며 정신적 타락”이라고 비판했다.

백인 남성인 롱(22세)은 지난 3월16일 애틀랜타 시내와 근교에 위치한 스파(2곳), 마사지숍(1)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애틀랜타 스파에서는 총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피해자 모두 한인 여성이었다. 또 애틀랜타 근교의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는 아시아계 여성 2명과 백인 2명이 사망, 1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롱은 사건 직후 승용차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다 롱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다만 AP통신은 이번 기소 대상 사건에 한인 4명을 숨지게 한 애틀랜타 스파(2곳) 범행은 포함됐으나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살인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체로키 카운티에서 별도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특히 이번 기소에서 주목할 점은 범인 롱에게 ‘증오범죄’가 적용됐다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총기 난사 살해사건이 발생한 후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인 점이 부각되면서 ‘인종범죄’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다.

다만 롱은 수사 초기 성 중독증을 주장하면서 자신을 유혹하는 사업장을 없애기 위해 총격에 나섰다며 ‘인종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해 사회적 공분을 샀다.

AP에 따르면 조지아 주법은 ‘증오범죄’로 인정될 경우 가중 처벌을 받는다.

특히 윌리스 검사장은 검사장 선거 과정에서 사형 구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나 이번 사건에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가 합심해 대규모 항의 시위에 나서는 등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의 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애틀랜타 현지 방문을 통해 아시아계 인종 차별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가 하면 미 연방 상원에서는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을 처리하기도 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