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안 돼" 반대 목소리 나오는데… 마이웨이 택한 文
"임명 안 돼" 반대 목소리 나오는데… 마이웨이 택한 文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1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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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장관 후보자 3인 인사청문보고서 재요청
여당서도 채택 반대 목소리… 사실상 지명철회 거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20회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20회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국무위원 후보자 3인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는 14일까지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재요청했다.

국민의힘이 임혜숙(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국토교통부)·박준영(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이른바 '부적격 3인'으로 규정하면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지만, 사실상 지명을 철회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피력한 것이다.

같은 날 박병석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국무위원 후보자 3인 인사청문보고서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두고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 대행은 박 의장에게 "총리 인준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국무위원 후보자 3인과 총리 후보자 전반에 대해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덧붙여 "총리뿐 아니라 인사 안건 전체가 국회로 넘어와 있어 국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윤 원내대표는 "국무총리 인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길) 기다리고 있고, 지금 같은 국난의 시기에 행정부를 총괄해야 할 총리 자리를 하루라도 비워놓을 수 없는 시기"라며 "이것을 다른 장관 문제 같은 것에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합의·처리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회동,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왼쪽)와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가 11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회동,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날 문 대통령이 취임 4년 특별연설에서 인사청문제도 실태를 작심 비판한 후 공세 대상을 장관 후보자 3인에서 총리 후보자로까지 확대한 실정이다.

나아가 여당과 범여권 안에서도 국무위원 후보자 채택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5선 원로 이상민 의원은 같은 날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를 두고 "민심에 크게 (공감대를) 못 미치고, 따라서 장관 임명을 해선 안 된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대통령에게 반대를 분명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과 송영길 대표, 윤 원내대표는 조속히 합당한 조치를 행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의원총회에서 반대 노선으로 입장을 공고화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해선 "결격사유가 없다"면서도 "임 후보자와 박 후보자의 경우 임명을 강행하면 국민이 바라는 협치를 흔드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전날 민주당 송 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후 후보자 3인 거취에 대한 당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다시 인사청문보고서 송부를 요청하면서 여당과 청와대가 서로 공을 떠넘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시한 날까지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으면 그 다음날부터 언제든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 6조 5항은 '부득이한 사유로 2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 이내에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은 2항에 따른 기간의 다음날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는 20일 안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