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들⑦] 코오롱그룹, 신바람 '이규호'…'오너체제' 부활 예고
[후계자들⑦] 코오롱그룹, 신바람 '이규호'…'오너체제' 부활 예고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5.12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사장 첫성적 '만점'…7000억대 코오롱글로벌 1Q매출 1조 돌파
여동생들 회사경영 참여‘無’…수입차 딛고 차기총수 독보적 '예약'

부동산‧패션 사업 만회할 '자동차'부문 올해 마지막 경영시험대
수입차 베테랑 '효성' 추월시 확정적…성적 평행선 달리면 낙제

재계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었다. 무게를 잡던 총수 아버지 세대는 사라지고, 스킨십경영의 40~50대 젊은 총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을 필두로 그동안 얼굴을 내밀지 않던 오너 2~4세 후계자들까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신아일보>는 연중기획 ‘후계자들’이란 코너를 마련했다, 국내 그룹사의 후계구도 및 경영승계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차기 오너가 그리는 기업은 어떤 것인지 한 그룹씩 짚어본다. <편집자 주>

코오롱 오너가 4세 이규호 부사장이 주요 자리에 앉은 이후 변화된 코오롱 실적과 주가 변화.[그래픽=고아라 기자]
코오롱 오너가 4세 이규호 부사장이 주요 자리에 앉은 이후 변화된 코오롱 실적과 주가 변화.[그래픽=고아라 기자]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수입차 성과를 바탕으로 정체된 코오롱그룹에 신바람을 불어넣는다. 2018년 아버지 이웅열 전 명예회장이 내려놓은 코오롱 오너경영 체제마저 부활시킬 조짐이다. 이규호 부사장이 맡은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이 50% 넘게 크게 상승, 경영능력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규호 부사장은 이원만 코오롱그룹 창업주의 증손자이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4세다. 아직 30대지만 초고속 승진 길에 오르며 부사장 자리까지 꿰찼다. 특히 이웅열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2018년 이후부터는 후계자로 지목돼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전 회장 슬하에는 이 부사장 외 이소윤, 이소민 자매가 있지만 모두 회사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미술공부와 다른 업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 부사장은 유일한 경쟁자 여동생들마저 회사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코오롱 차기 총수로써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코오롱 오너4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사진=코오롱]
코오롱 오너4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사진=코오롱]

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경영능력’이다. ‘One&Only위원회’를 필두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춘 코오롱에선 대외적인 경영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오너체제 가동은 힘들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까지 이 부사장은 눈에 띌만한 탁월한 점수는 받지 못했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입사해 약 10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지만 실제 눈에 보이는 실적 면에선 큰 성과가 없었다.

이 부사장은 구미공장에서의 현장경험을 시작(입사)으로 최고운영책임자와 대표이사 자리까지 두루 경험하며 경영능력은 쌓았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이 물러난 2018년부터 코오롱 전체 실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룹전체 매출 9조원 초반대가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부사장은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달고 경영전면에 나선 2018년 ‘리베토코리아’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공동주거 서비스 사업을 진행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패션사업)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올랐지만 여기서도 성적을 끌어 올리는 것에는 실패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과 무관하게 평가는 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패션시장이 힘들어지자 당시 이 부사장은 빠르게 재편되는 온라인 시장에 맞춰 방향키를 제시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중심 경영수업과 젊은 경영 감각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이것이 올해 부사장 자리에 앉게 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부사장은 올해 코오롱 핵심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에서 실적 절반을 책임지는 ‘자동차’부문을 진두지휘한다.

이 부사장은 이 자리에 오르자마자 2025년까지 2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공격적인 액션을 보였다. 기존 BMW를 중심으로 아우디, 볼보 등 수입차 삼각편대로 경쟁사인 효성을 추월한다는 게 목표다.

효과는 1분기에 바로 나타나며 이 부사장에 힘이 실렸다. 수입차 사업으로 경영 무대를 옮기자마자 코오롱글로벌 실적은 크게 상승했다. 코오롱글로벌은 7000억원대에 맴돌던 1분기 매출이 올해 단번에 1조원을 넘겼다. 이중 자동차 부문으로 3800억원을 채웠다. 전년 동기대비 자동차 매출은 42.6% 성장하며 전체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수입차 시장은 코로나19 영향 없이 전체적으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는 사업이다. 여기에 이 전 회장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던 사업인 만큼 성과를 이어간다면 이 부사장은 신바람 경영을 펼치며 차기 총수에 가까워진다. 반면 실적 평행선을 달린다면 낙제점이다.

이 전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날 당시 “경영권 승계는 능력 있다고 판단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사장에게는 리베토코리아,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사업에 이어 올해가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로 만회할 마지막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결과는 그가 목표로 잡은 수입차 딜러 베테랑 효성을 넘느냐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는 지분이다. 이 부사장은 여전히 코오롱 지분을 1주도 갖고 있지 않다. 3세인 아버지 이 전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 일찍 지분을 보유했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따라서 차후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앞으로 관건은 지분 상속 자금 문제로 초점이 한 번 더 맞춰질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 송도사옥 전경.[사진=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 송도옥 전경.[사진=코오롱글로벌]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