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도 못 끄는 재건축 기대감…서울 아파트값 '불똥'
'규제'로도 못 끄는 재건축 기대감…서울 아파트값 '불똥'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5.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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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첫째 주 상승률 12주 만에 '최고치'…매수 심리도 '강세'
정비사업 기대감 여전…"하반기 상승세 지속 전망"
서울시 영등포구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영등포구 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장 교체 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5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09% 오르며, 12주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매매수급지수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기대감 반영이 지속되며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9% 상승했다. 이는 전주 상승 폭 0.08% 대비 0.01%p 확대된 수치며, 2월 첫째 주 0.09% 오른 후 12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 후 상승 폭이 매주 커지고 있다. 오 시장 당선 직후인 4월 둘째 주 기준 0.07% 올랐던 서울 아파트값은 4월 셋째 주에는 전주 대비 0.01%p 커진 상승률 0.08%를 보였다. 이후 5월 첫째 주 상승률은 서울시장 교체 후 0.04%p 확대된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수심리도 상승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3.7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1.0p 오른 수치이자, 4주 연속 기준선 100을 넘어선 지수다. 통상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교체 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가격 상승 폭과 매매심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가격 과열 조짐이 보여 거래를 묶었지만, 되레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압구정아파트지구 24개 단지 △여의도아파트지구 및 인근 16개 단지 △목동택지개발사업지구 14개 단지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총 4.57㎢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일부 지역에 대한 재건축 기대도 높아짐에 따라 가격 상승 폭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하반기에도 이어져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서울 내 정책 방향과 정부 공급 등이 상승 폭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반영되며,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결국 하반기 공급 물량과 정책 방향이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부동산 투기 차단과 '공공주도' 공급 확대 기조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지만, 하반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투기 수요 억제와 가격 안정이 선행된 후 재건축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시장 안정과 재건축 등 공급 확대를 같이 진행할 것이라는 시그널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정책 기조를 강조한 것 보다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