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 “심의 일정, 이성윤 지위·처지 고려 안했다”
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 “심의 일정, 이성윤 지위·처지 고려 안했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5.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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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양창수 위원장이 “일정을 정할 때 피의자가 무슨 지위이고 어떤 처지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일 양 위원장은 이날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심의회를 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압력을 행사에 수사를 중단시킨 의혹을 받는다.

검찰이 이 지검장을 수사 외압 의혹으로 기소할 방침을 정하자, 이 지검장은 지난달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이는 사회적 의혹의 제기된 사건 등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기소 여부 등 결과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해 2018년 도입됐다.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명으로 꾸려진 위원회에서는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 수사, 기소 여부가 마땅한지 등을 논의한다. 다만 구속력이 없으므로 여기서 나온 결과를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된 점은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앞두고 요청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심의회 개최 일정이 검찰총장 후보 추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언제 회의가 열릴지 주목했다.

이 지검장이 기소된 상태에서 추천위가 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추천위를 요청하는 시간 끌기 전략을 펼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수사심의위가 추천위 개최 이후에 열리게 됐고 이 지검장이 차기 총장 유력 후보군에서 떨어지면서 이러한 의심은 일단 불식됐다.

양 위원장도 이번 회의 개최 일정을 잡는데 이 지검장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았고 원칙대로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종전에 해왔던 방식대로 회의 일정을 정했다”며 “저희의 필요에 의해 제대로 심의할 수 있는 날짜를 잡는다. 위원들을 추천하고 날짜를 너무 받쳐서 잡으면 참석할 수 없어 일정 기간 둬서 하는 식으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심의회 회의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심의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검과 수사팀이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 전부터 기소 방침을 정한 데 따라, 수사심의위가 이번 회의에서 이 지검장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려도 기소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