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왜 GTX-D에 분노하는가?
[기고 칼럼] 왜 GTX-D에 분노하는가?
  • 신아일보
  • 승인 2021.05.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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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최근 정부가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김포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하철 계획이 발표됐음에도 김포·인천 시민들이 반발을 넘어 분노하는 이유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사당과 강남, 잠실, 강동, 하남으로 연결되는 노선이 아니라 GTX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민망한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연결되는 이른바 '김부선'이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반발에도 국토교통부에서는 현실적으로 노선변경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에서 GTX-D 노선을 강남이 아닌 김부선으로 계획한 이유는 여러 사업 구간에 비해 특정 노선에만 과도한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형평성과 지나친 강남 집중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 안 그래도 잡지 못하는 집값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김부선의 이유는 변명일 뿐 반발하는 지역주민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 형평성만을 논할 수 없고 과도한 예산 역시 나눠먹기식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더 투입되는 것은 상식이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GTX-D 사업비를 2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경기도가 제안한 68.1㎞ 사업비가 5조9000억원, 인천시가 제안한 110.2㎞ 노선은 10조였음에 비하면 확실히 예산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GTX-A 5조원, GTX-B 5조9000억원, GTX-C 4조3000억원에 비하면 GTX-D의 2조1000억원이 오히려 역차별이고 김부선에 2조원을 투입하는 것은 오히려 낭비다.

강남 집중 현상이 어디 GTX-D만의 문제인가? 솔직히 강남에 GTX-D 하나 더 연결한다고 강남 집값이 들썩이지는 않는다. GTX-D는 강남이 아니라 강남 접근이 불편한 인천, 김포, 하남 거주자들을 위한 교통 대책이다. 애당초 김부선을 하고자 했다면 GTX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았어야 한다.

요즘 인천지역 집값 상승률이 두드러지고 GTX-D 발표 전 김포 집값이 움직인 것은 맞지만 어디 이들 지역만 올랐는가? 지난 5년 동안 서울 모든 지역의 집값이 미친 듯이 급등한 마당에 지역 주민들의 불편함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교통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정부입장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거주자들은 누구나 강남과 연결되는 지하철 노선을 열망하고 있고, 골드라인이 신설되는 순간 교통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집값이 껑충 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만든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출퇴근을 한번 해보시라, 진정한 지옥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통환경부터 구축하고 신도시 개발을 했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정부의 잘못으로, 지역 거주민들이 몸으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집값 문제는 저금리와 유동성, 정책의 부작용, 경제·사회현상 등과 맞물리면서 과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지역주민들의 불편한 교통 문제 해결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내년 대선과 지방자치단체선거를 앞둔 마당에 과연 한 표가 아쉬운 정부 여당이 수십만 표가 달린 김부선 문제를 외면할 수 있을까?

지금 노선 변경을 해줄 수 없다면 4차 국가철도망 계획이 10년 장기계획인 만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다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결정하기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2량밖에 안 되는 김포골드라인을 출퇴근 시간이라도 4량으로 늘려주고 운행 횟수도 더 확대해주면서 주민들과의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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